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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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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7회 작성일 16-04-28 10:47

본문






    서정주 시집 『질마재신화』(1975)의 맨 첫장에 실린 시 <신부>


    新婦는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 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新郞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新郞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新婦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다니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나서 40년인가 50년인가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 일이 생겨
    이 新婦네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新婦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新婦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시인(徐廷柱 1915∼2000).

    호는 미당(未堂). 1936년 중앙불교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이 당선되어 등단.
    그 뒤 김광균(金光均)· 김달진(金達鎭)· 김동리(金東里) 등과
    동인지 《시인부락》을 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함.
    첫 시집 《화사집》에서 인간의 원죄의식과 전율· 통곡· 형벌·
    비원(悲願) 등 운명적 업고業苦를 시화詩化하였는데, <문둥이> <자화상>
    <화사(花蛇)> 등이 대표작품이다. 이어 <만주에서> <살구꽃 필 때>
    <민들레꽃> <귀촉도(歸蜀道)>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제2시집 《귀촉도》를 간행하였다.
    이 시기부터는 초기 원죄적 형벌과 방황에서 벗어나 동양사상으로
    접근하여 화해和解를 주제로 삼았다.
    1956년 간행된 《서정주시선》에서는 <풀리는 한강가에서>
    <상리과원(上里果園)> 등 한민족의 전통적 한과 자연의 화해를 읊었고,
    <학><기도> 등에서는 원숙한 자기 통찰과 달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달관적인 세계는 《신라초(新羅抄)》에 이르러 새로운 질서로
    확립되었고 1968년에 나온 시집 《동천(冬天)》에서는 불교의 상징세계에
    대한 관심이 엿보인다.



    <감상 & 생각>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을 대표하는, 산문시 중에 하나이지요.

    신랑의 사소한 오해로 인해서 버림을 받은 신부의 한恨이
    만들어 내는 망부상望夫像이 인상적인 시입니다.

    한 마음으로 지아비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은
    현세現世의 차원을 넘어, 그 어떤 영원한 영적靈的 존재로서의
    맑은 아름다움을 그려냅니다.

    未堂의 시에서 느껴지는 토속적土俗的 분위기와 더불어,
    신화神話적 매력도 간직하고 있는 시 한 편이구요.

    요즘처럼, 가벼운 부박浮薄한 사랑이 넘쳐 흐르는 시대에
    영육靈肉이 함께 하는 지순至純한 일편단심이 우리들로 하여금
    그 어떤 숙연肅然함과 함께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네요.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남은 신부新婦의 모습......

    그것은 그렇게 그리던,
    신랑에 대한 원망(초록 재)과 다홍 재(그리움)이
    한데 어우러진 지고지순한 여인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 희선,



    Fade out - 강은일 (奚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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