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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외인간] 시를 읽는 남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1회 작성일 16-03-12 00:47

본문

 

 


는 잠이 오지 않는다 

예전에는 책을 읽지 않으면 대학생 취급을 받기 힘들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생들은 책을 읽지 않아도 대학생 대접을 받는다.

예전의 대학가에서는 서점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가에서는 술집이 호황을 누린다.

예전에는 호스티스들이 여대생 흉내를 내면서 거리를 활보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대생들이 호스티스 흉내를 내면서 거리를 활보한다.

예전에는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대중음악이나 액세서리를 대학생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초등학생들이 선호하는

대중음악이나 액세서리를 대학생들이 똑같이 선호한다.

대학생들과 초등학생들이 똑같은 수준의 문화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오늘날은 모든 문화가 정체성을 상실해버렸다.

어디를 들여다보아도 뒤죽박죽이다.

양심도 죽었고 예절도 죽었다.

전통도 죽었고 기품도 죽었다.

낭만도 죽었고 예술도 죽었다.

그것들이 죽은 자리에 오늘은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밤이 깊었다. 나는 잠이 오지 않는다.




                                                           - 이외수 / 장외인간 中 -





1946년 경남 함양 출생
인제고등학교, 춘천교육대학교(중퇴)
강원일보 신춘문예 [견습어린이들] 당선(1972)
<世代>誌에 중편 [훈장勳章]으로 신인문학상 受賞(1975)
서정시집 [풀꽃 술잔 나비] 출간(1987)
산문집 [하악하악] 출간(2008)
선화仙畵 개인전 - 포항 포스코갤러리(2008)
제3회 A-어워즈 이노베이션부문상(2008) 受賞 等




요즘은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하는 시가 더 감동적이다.

그나저나, 꾸밈없는 그의 글이 좋다.
이 기막힌, 웃긴 짬뽕 같은 세태世態의
조인트 Joint(정강이뼈)를 멋지게 까는.

나름, 많은 생각도 하게 해 주고.

글을 쓰는 사람이 꼭이, 궁상窮狀맞으란 법은 없는 法.
(하지만, 그도 요즘과는 달리 生의 대부분은 혹독하게 가난했으니...)

또 다른 각도(?)에서 윤택해지는 글 못지 않게, 탄탄한 경제력도
솔찮이 겸비兼備해 가는 그가 마음에 든다.
(근자에 TV 연예 프로와 광고 출연이 회자膾炙되기도 했지만
--- 뭐, 어떠한가 아무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그의 삶인데)

 

아무튼, 암투병 중인 그의 괘유를 기원해 본다.


그의 글을 읽다 보니,
졸시 한 편도 떠올라 끄적여 본다.

아, 그런데...

난 왜 깊은 한낮에도 잠이 오는지.


(그처럼, 깊은 밤에 잠이 오지 않은 것도 아닌데)

 

 


                                                                      - 희선,


                                                                                                                                                      

    (실은, 나도 잠이 안 온다 - 장외인간)
    

    시를 읽는 남자 / 안희선


    그것은 언제나 남의 이야기로 부터
    출발해서 자신의 이야기가 되고,
    그의 외로운 방이 되고, 주변의 풍경이 되어
    그를 감싸안는다

    급기야, 그는 가장 간절한 소망을 꿈꾸고
    시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자신에게 한다
    그리고 늘 아픈 입처럼 말한다
    한때 아름다웠던 것은 이제, 아름답지 않다고
    이 시대의 시도 그러하다고

    세상의 모든 시인들이 사라진다 해도
    그와는 상관없는 일이며, 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단 한 권의 시집도 스스로 산 적이 없고,
    단 한 줄의 시도 애정으로 읽은 적이 없다

    그가 잠든 후에도 홀로 켜져있는 TV에서,
    실로 오랜만에 따뜻한 뉴스가 흘러 나온다
    그것 역시, 잠든 그와는 아무 관계없는 일이다
    그에게는 오직 꿈꾸는 자기 자신만이 따뜻하다

    차라리, 시가 그의 외로운 영혼을 읽어야 한다
    시에게 그것은 그리 썩 내키지 않는 일이지만,
    동시에 그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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