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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사막을 걷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467회 작성일 15-11-14 03:01

본문

밤에, 사막을 걷다 / 안희선

먼 빛의 모습으로 멀어지는, 달의 유령 서리꽃이 돋는 시각에 영원(永遠)의 한 점으로 돌아가는, 이승의 꿈 황토색(黃土色)으로 물든 바람이 모래 등성마다 거친 숨결을 뿜어댄다 모래 바다에 연꽃처럼 떠 있는, 죽은 나그네의 영혼이 아직도 목말라 한다 천상(天上)과 현실 사이에 떠도는 넉넉한 눈물이 불모(不毛)의 공간에 가득 차, 궂은 비를 한꺼번에 만든다 끝내, 내리지도 못할 비를 차라리, 그것은 따뜻한 궁기(窮氣) 괴이한 고요 속에 곳곳에서 춤추는, 신기루가 밤에도 보인다 죽은 자들의 영혼을 복사(複寫)한 인형들이 한 줄로 걸어간다 알몸에 천 조각 하나 두른 것 없이, 아무 저항도 없이 어린애 장난 같은 세상에 빈 집의 모래성은 무너진 하늘 아래, 오늘도 체온없이 서있다 아주, 잠깐 동안의 현기증처럼

 

Dolls   Original Sound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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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핑크샤워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와 음악이 어우러져 한편의 장송곡같은 이미지가 탄생하는 군요..밤이면 사막을 걷지 마시고 은하수를 건너세요.그럼 사랑의 세레나데가 들릴것 같네요, 곱고 슬픔이 어린 한탄속에 저도 푹 빠졌다가 나갑니다...온 종일 비가 내리고 있는데 말이죠!. 늘 건강하세요, 불가에 의하면 이런 인연이 있으려면 얼마나 인연이 있었던가요? ???, 길게 가져가고 싶은 인연이기에 더욱 조심스럽답니다..!!,

poollip님의 댓글

profile_image poollip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넉넉한 눈물.... 끝내 내리지도 못할 비.
참으로 난해한 대비인지라 감히 측량이 않됩니다.

오늘은 비 내일은 갬.
그래서 내일 정때(정오의 이후. 오후를 서부경남 사투리)는 또
멀다면 머언 남해 바다로 대(낚싯대) 하나 들고 휑하니 떠날까 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그저 그렇고

배경음은 제 장송곡으로 쓰고 싶을 만큼 좋습니다

돌스(石들이 아니고 人形들 dolls) 라는 영화의 주제곡인데
한 남자와 여자가 서로 몸을 한 가닥 줄로 묶어 연결하고
평생토록 이 풍진 세상을 떠돌아 다닌다는.. 모, 그런 얘기

부족한 글인데,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신
꽃맘님, 풀잎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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