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피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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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피는 꽃/작자미상
곱디고운 나의 님 이시여!
고운님 만나
다소니 한뉘를 보내 시 구려
님이시여! 살다가,
살다가 그 뉘 생각에 가슴 아려 오거들랑
남 몰래 해질 들녘에 홀로 앉아 울음 우소서
들풀들이 듣지 않게 소리 없이 우소서
님이 울면 들풀들이 따라 울고
들풀들이 울면 온 저녁 들녘이 따라 운답니다.
님이시여! 살다가,
살다가 그 뉘 향한 그리움 피어나더라도
바다에 하얀 물거품으로 피어나는
그리움일랑 더는 만들지 마소서
그리움이 너무 크면
바다도 하얀 각혈 토해가며 따라 운답니다.
님이시여! 살다가 ,
살다가 서러워 못 견디게 울고 싶거든
도래솔 에둘린 무덤가를 찾아가
돌 비석에 노을이 비스듬이 기울 즘에
소리 없이 눈물만 흘리소서
울음소리 들리면
무덤가 도래솔도 온 몸 떨며 운답니다.
그렇게 이 한 세월 살다 보면
어느새 하얀 세월 이만큼 와있고
검은 세월 저만큼 가 있나니
세월의 무상함이 한여름 밤 꿈과 같습니다.
나는 님을 보내 드리오나,
나는 님을 보내드리지 아니하였기에
님을 향한
한결같은 사랑은 그리움이 되어 쌓이고
더 쌓일 그리움 없을 때,
그 때 나 홀로 사랑의 꽃 피울 것이리다.
[신원불명]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이 시를 읽으니, 텅 비워진 곳에
한 마음 가득차 오릅니다
내 안의 모든 걸 알뜰히 비운 후에
비로소 가득차는, 홀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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而立理 지나 不感峰에 올라도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고
숲도 눈에 뜨이지 않으니,
눈이면 다 눈으로 알다
오늘은 온 세상이 칠흑빛
이제야 눈이 트이는 것인지,
솔바늘 사이를 가는,
헝클린 바람의 투명한 날개
가슴속엔 순진무구의 아이가 살아
그 빛나는 눈빛으로
바람 찬 紙窓안에 불을 밝히느니,
잃었던 말씀을 모아 집을 이루리라
잠 먼 겨울 들녘 같은 밤
三更이면 般若의 꽃을 위하여.
- 홍해리의 <겨울밤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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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를 올려 주셔서, 제가 愛誦하는 시를 답시로 옮깁니다
감사합니다
꽃맘 , 샤워님..
* 근데, 신원조회를 要하는 저 [신원불명]사진은?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세상에나 이렇듯 멋진 시가
작자미상이군요
구구절절..녹아드는 듯,
애달파지는, 한숨 같기도, 탄식 같기도..
시는요..마음을 움직여 끌고갈 수 있으니
얼마나 힘이 센지요..
덕분에, 잘 감상하구요.
여운이 아릿하게 남는다는..
잘 감상하고 갑니다..^^
핑크샤워님의 댓글

채정화 시인님, 안희선 시인님 다녀가셨네요, 오늘을 토요일 오전부터 비가 내리고 있어요, 가뭄이 해갈되어야 할텐데..
주말 잘 보내시구요, 늘 건강하세요..아, 안시인님이 궁굼해 하시는 신원불명=작자미상, 입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