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지나요 > 자유게시판

들뢰즈가 말하는 '사유'의 개념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암튼 시인님에게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근데, 시인님은 저를 남자로 생각하셨고, 저는 시인님을 여자로 생각하였다는 사실, 조금은 충격적이고,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저는 시인님의 시가 너무나 곱고, 성함이 여성들이 쓰는 성함이라서 의심의 여지 없이 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시인님은 어찌하여 저를 남자로 생각하셨는지요?......몹시도 궁금합니다, 오늘은 토요일, 하지만 미세먼지 탓인지 날씨는 우울 그 자체입니다, 늘 건강에 신경쓰시고 풍부한 지식도 전달해 주세요,늘 감사합니다.

그러게요..

왜 그리 생각을 했던 건지

우선, 샤워님이 노동법 관계 전문가라고 하신 탓도 있고
(그 언젠가의 댓글에서)

글구, 요즘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꽃을 잘 가꾼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듯요

- 그건 요리도 마찬가지 (굳이 백종원 예를 안 들더라도)

전 이름이 좀 그래서, 평생 스트레스입니다

(이름의 한자 뜻으론 그게 아닌데 한글 어감 상으론 그렇다는)

암튼, 시세계에서 남자면 어떻고 여자면 어떻습니까 - 웃음

어느 분이 귀한 시간을 할애하시어, 저의 이 졸시를 읽고...

실연을 당한 거냐? 하고 물어 오셔서
참, 시문학사이트인 시마을에서
이런 뜻 밖의 반응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예나 지금이나 한 편의 시를  쓴다는 작업은
대부분의 경우, 사색의 자유를 뜻합니다

그건 끝없이 뻗어가는 꿈 (상상력) 때문입니다

지향志向때문입니다

아무튼, 동시에.. 그건 저 자신의 한계일 수도 있겠습니다  - 시적 상상력의

어쨌거나, 시의 대상 혹은 소재는 다채로울 수 밖에 없는 거죠 (어떤 시인이고를 막론하고)

한편, 제 아무리 같잖은 시라도 그걸 쓴 사람이 기울인 정성이 있는니만큼
읽는 이의 입장에서도 최소한의 정성을 기울인 시읽기여야 한다는 생각

그리고 다시 또, 강조하지만

결국, 시는 시 이상도 시 이외의 다른 아무 것도 아닌
詩 그 자체로서의 예술이란 점..  (이건 그간 입이 닳고 닳도록 얘기한 거)


또한, 이 참에 저 자신에게 이런 질문도 해 봅니다

문학이란 무엇일까?

그 자체가 목적인가 아니면, 삶의 한 방식인가

일찌기 하이데커는 현존재 現存在 가 존재하고 있을 때만
존재자 存在者는 폭로되어 있다고 하고,
휘셰 같은 이는 실험적인 것들은 다 과정에 불과하고
실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였던가요..

그리고 보면, 시문학이란 건 결국 원고지라는 거울에다가
자기자신을 그려 넣고 그 자기라는 존재를 확인해 가는
구체적인 삶의 한 方式, 한 과정으로서의
자기 정신의 노출 내지 志向에 다름 아닌 거라는 생각

한편.. 늘 시의 내용을 제대로 전달치 못해 오독만 유발하는 오독유발자,
저의 부족한 글 나부랑이도 이쯤에서 접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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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 타인의 생각을 (옳든 그르던 간에) 여과 없이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지요!, 그리고 시가 좋아 시를 쓰시는 것을 그만둘 정당한 이유도 안되구요, 예컨데, 저는 발라드를 좋아하는데 특히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찾집"을 즐겨 부르면, 제가 해서는 안될 사랑이라도 하는 것이 되는 것처럼 듣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고, 그건 그렇게 생각하는 쪽에 문제가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 아닐런지요, 그저 가사가 좋고 음이 좋아서 부르는 노래를 단지 노래로 생각하지않고 의미를 부여하려한다면, 무슨 노랜들 부를 수가 있을까요?, 제가 쓴 시가 그 대상이 사물일 수도, 사람일 수도, 그 이상의 형이 상학적인 어떤 것일 수도 있는 것인데, 대상에 감정을 이입한 문장을 사람과의 관계로 한정하여 읽는 독자도 있을 수 있겠고, 한 차원 높여 다른 의미로 읽는 독자도 있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지요, 해서 관계치 마시고 고운 시 써 주시고, 높은 지식 계속해서 올려 주시면 좋겠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참고로, 제가 공학과 법학을 교차전공한 탓에 논리에 벗어나는 것은 가차없이 쳐 내버리는 습관이 있답니다. 더불어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린 탓에 타인의 의견을 무시하지는 않지만, 또한 개의치도 않습니다. 아마 시인님이 저를 남자로 생각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런 성향이 저의 글에 나타나서 인지도 모르겠군요!, 암튼 학문을 함에 있어서 도반으로서 같은 길을 가는데 있어서 여자면 어떻고 남자면 어떻겠느냐는 시인님의 말씀에 같은 생각입니다/ 늘 건강 유의 하시고 평화로운 밤 되세요!.

네, 저두 핑크샤워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정작 시를 사랑하는 분들은 조용하실 거라는, 시는 입으로 감상하는 게 아니겠기에..

꿈을 잃고 살아가는 저희에게 꿈을 찾아주는 것두 시인님들 몫이구요..

고운 시가 없다면 이 세상을 무슨 낙으로 살아갈까요..(웃음)

개의치 마시구요..앞으로두 고운 시, 기대 만땅이에요오..말 없는 독자들이 훨 많을 걸요..저처럼..^^

넋두리 같은 푸념을 늘어 놓았네요

지가 글 같지도 않은 걸 쓰는 건 생각 안 하구 말이에요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샤워님, 쪽빛님..

두분의 귀한 말씀을 다시 되뇌어 보니..

문득 佛家의 <의법불의인 依法不依人> 이란 말도 떠오릅니다

즉, 법에 의할 것이지 사람에 의할 것이 아니다


시, 또한 마찬가지라 여겨집니다

依詩不依人


거듭, 고마운 마음을 먼 곳에서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