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월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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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의 생각 / 채정화
10월이 온다는 건,
지난가을 추억의 계절이 돌아온다는 것
설렘으로 서성이며
무수한 발자국을 남기던
기억이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비 내리는 길을 더욱 좁아진 어깨로 걸으며
뚝뚝 떨어지는 낙엽을 말없이 어깨로 받아내던
깊은 침묵 같은 건지도 모른다
아득한 꿈결 같은 세상
마음 한 자락을 잡고 놓지 않는 것이다
오늘이라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을 둔다면
좀 더 신중해질 것이며
말을 아끼고 깊어질 수도 있는 일이다
다소 불편했던 설익은 시간도
내게 꼭 필요하기에 그 시간이 존재했다는 것을
깊이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해서 성급한 말을 삼갈 것이며
깊은 향기가 인위적인 조급함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아가는 것이다
마음을 툭툭 치고 가는 생각들에
쉽게 동요되지 말 것이며
가슴을 따라가는 일에
조금 더 민감해야 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가는 일이다
10월은 우리 곁에 그윽한 풍경으로 머물다가
언제나처럼 서둘러 사라져 갈 것이다
10월이 건네준 명징한 언어만
자리를 대신 해 줄 것이다.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10월의 생각..
음.. 저두 이런 생각으로 갈빛 가슴을 오롯이 채우면 하네요
참, 좋은 생각에 머물다 갑니다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새벽에 급히 올리고 수정을 제대로 못 했는데
다녀가셨네요..
10월은, 조용히 다가와서..깊어져라 주문과 함께
마음을 두드리다 사라지는 거 같아요..
부족한 글에 귀한 말씀 진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