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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1,783회 작성일 15-09-06 21:59

본문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오랜 풍화에 시달려 속살이 벌겋게 드러난 이 정상의 등짝을 보기 위해 마른 산이 내지르는 따가운 침묵 소리를 듣기 위해 텅 빈 시간의 밑바닥에서부터 넝쿨처럼 기어 올라왔던가 가슴이 붕괴된 벼랑 끝에 매달려 벼랑보다 더 아슬하게 살아가는 저 비탈진 나무들의 뒤꿈치를 보기 위해, 추레한 흔적만 가지 위에 어지럽혀 놓고 어디론가 망명하는 뜨내기 새떼들의 시린 등을 마중하기 위해 칼슘 빠진 기억의 뼈들을 곧추세워 올라왔던가 길 아래로 흐르는 길들을 버리고 한사코 수직으로 깍아지른 절벽을 타고 오르려는 이건 대체 무엇에 대한 집착이란 말인가? 막상 올라와보면 어제의 사진들처럼 허름한 몰골들뿐인데 지상에서 올려다보던 부러운 우상들은 이미 하산하고 없는데 한낱 허공의 이름과 맞닿은 봉우리들중 하나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정복하기 위해 발밑 저 무구한 길들의 가슴팍을 흠집내며 다투어 기어 올라왔던가

 

詩人 이기와 1995 행원 문학상 受賞 1997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1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금 수혜 詩集,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 』『천마가 날아간 하늘 』 『시가 있는 풍경 』『그녀들 비탈에 서다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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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아, <'나'라는 견고한 어둠>을 뚫고 힘겹게 만나는 <먼 빛> 같은 느낌의 詩 한 편이다 '나'라는 벽(壁) 속의 세계로 부터 끊임없이 탈출하고자 하는 심리가 독백[Monologue]의 어조(語調)로 잘 표현되고 있는 느낌 이런 내재심리(內在心理)는 어쩌면, 우리 모두가 내면에 깊숙이 간직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를 벗어나, 새로운 <나 = 너>를 찾는 그 더듬이의 지리한 모색(摸索)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 모두의 삶에 깃든 공통분모가 아닐지? 다만, 詩에서 말해지는 것처럼 설정되는 <나의 기준>이란 게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늘 <나>를 앞질러 가고 있는 <너>라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지만 시인 자신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설의법(設疑法)을 동원해서 詩를 맺고 있는데 입산과 하산이란 시적 설정(設定)을 통하여, 시인 자신의 현실내지 어둠을 때로는 자조(自嘲)하듯이, 때로는 처연(凄然)하게, 정밀한 언어로 형상화 하고 있음이 돋보이는 詩 한 편이다 가인佳人님과 함께 김포에서, 시인과 인사를 나눈지도 어언 13년이 넘어간다 언제, 어디서나 무사하고 튼튼하시길...... - 희선,

 

A knot of place and time - Jan Garba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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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率兒님의 댓글

profile_image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이기와 시인의 이름을 정말 오랜만에 만납니다.
제 책꽂이의 가지런한 시집들 속에 이기와 시인에게 선물 받은
'바람난.....' 이 아직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용산에서 만나 본지가 벌써 20년이 되었네요. 참 영리하게 생겼고
예뻤다는 기억이 아직도 총총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기와 시인은 가인님과 절친이지요..

문득, 2002년도에 제가 잠시 귀국했었을 때
가인님과 솔아 형님과 함께 자리했던 기억도 새롭습니다

그때, 형님의 말씀을 제대로 못알아 들어서 매우 난처했던 기억도 새롭고..

- 전, 정말 형님이 후두암 수술을 받으셨단 걸 까맣게 몰랐었거든요 (지금도 죄송한 마음)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13년 전의 일입니다 (웃음)

佳人님은 그 무슨 사업을 하신다는 말씀을 얼핏, 전해 들은 거 같은데..

어떻게 지내시는지 (잘 지내시리라 믿습니다만)

그나저나,

형님, 자갈치는 잊지 마셔요
- 휠체어를 타고서라두 부산에 갈 거닌깐

率兒님의 댓글

profile_image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그때보다는 좀 알아듣기 쉽울 겁니다.
그래도 20년 넘게 '아~ 아~! 마이크 실험 중,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시는 XX면민 여러분' 하면서 연습을 한 목소린데요. ㅎㅎㅎ

가인님은 여장부입니다. 콘테이너 제작사업을 하는데
여자 분이 대단합니다. 문학을 좋아하는 분이 어찌 그런 사업을
하는지....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때, 말씀은 알아듣기 힘들었지만..
내심, "참 멋있는 분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답니다

근데, 佳人님은 그 가녀린 모습에
왠 육중한 콘테이너 사업?

콘테이너도 시적으로 뽑으시려나?

- 이미지 연결이 잘 안 되네요 (웃음)

아무튼, 가인님의 사업이 잘 되시길 바라고
형님도 더욱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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