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목련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5회 작성일 22-03-31 13:46

본문


f784876f349eb42a84422d5a6e6baa55_1648701966_19.jpg
 



목련 / 고정숙


꼬깃꼬깃 접힌 하얀 편지 한 송이,
손 안에 피어났다
꽃술처럼 들쑥날쑥 써진 글자들
젖내음 나는 여백, 누르면 뚝 뚝 떨어질 것 같은 젖 방울인데
양파깡 과자 한 봉지 선물과 함께, ‘엄마, 생일 축하해’  하며
달아나는,  눈이 부셨다

가지의 등뼈를 자근자근 밟으며 자라는 꽃
커질수록
그 무게에 굴곡지나
햇살처럼 발산하는 빛에
충전되는 건전지 모양의 가지

뙤약볕에 살점 쩍쩍 갈라진 줄기는
무성한 전선줄 뿌리, 흙 속 깊이 플러그로 꽂아
제 몸에서  흘러나오는 라디오 방송
새들에게 계절마다 울긋불긋 들려주고 싶어하고
태풍에는 잡음도 무성하다

나보다 훌쩍 키가 커버린 큰 아이 손에 들려있는
봄이 완연한 꽃다발
가지를 곧 떠날 것 같은 하얀 꽃잎 편지지에
빽빽이 써진 글  

생크림 케익 한 조각 먹는데
속에서 갑자기
울렁 울렁      
    


현재 독일 거주



 <감상 & 생각>


목련을 소재(素材)로 한, 시는 참 많다.

그건, 아마도 꽃이 지닌 복합적 이미지 때문인듯 하고.
(화사함과 더불어 그 어떤 애틋함, 또는 생시 같은 하얀 꿈 等)

어쨌던, 시에 있어 목련은 시어의 문맥(文脈) 상으로
떠받힘을 받고 있는 의미(意味)에 의해 결정되는 것.

시에서 화자(話者)는 아이(딸인지, 아들인지?)로 부터 받은,
하얀 편지를 한 송이 목련으로 말하고 있는데.

생각하면, 어미로서 자식을 키운다는 건
얼마나 많은 굴곡진 일이던가.

하지만, 한시라도 자식을 향한 사랑과 근심은
멈추지 않고.

그 모든 걸 아이가 헤아릴 길이야 없겠지만,
하얀 편지에 꽃 수술처럼 들쑥날쑥 써진 몇 글자들.
(아마도, 사랑이었을)

그 어떤 生日 선물보다 향기로웠을, 그 한 송이 사랑에
가슴이 뭉클해짐은 화자만의 몫은 아닐게다.

정말, 시를 쓰고 읽는 일은 체험(體驗) 나누기이며
감동(感動) 나누기인 것을.

가슴 울렁한, 그 하얀 사랑이
엄마의 가슴에서 한 송이 목련이 된다.

                             
                                                                      - 희선,






추천1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586건 18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73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 0 04-10
7735 성균관왕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04-09
773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1 04-09
773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4-09
773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0 04-08
773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 04-07
773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1 1 04-06
772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 0 04-06
772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1 0 04-05
77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9 1 04-05
772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4-04
772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4-03
772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0 1 04-03
772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2 04-02
772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 1 04-02
772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2 04-01
772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1 04-01
열람중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1 03-31
77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1 03-31
771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1 1 03-30
771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0 3 03-30
771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2 03-29
771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2 1 03-28
771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3 03-28
771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1 03-26
771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1 03-25
7710 굳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1 03-22
770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0 1 03-22
770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1 03-21
770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1 03-20
770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 03-19
77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3-19
770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1 03-18
770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 03-18
770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0 03-18
770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3-17
770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7 3 03-17
769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 0 03-16
769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3-16
769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 2 03-15
769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0 03-15
7695 김하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2 01-13
76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1 03-11
769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03-13
769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 1 03-14
769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3-14
769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03-13
768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 1 03-12
768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3-12
768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3-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