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8회 작성일 21-07-07 07:01

본문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달에는 물로 된 돌이 있는가?

                                          

금으로 된 물이 있는가?

                                                           - 遊星 / 파블로 네루다


불끄고 자리에 누우면 달은 머리맡에 있다.

깊은밤 하늘호수에는 물이 없고, 엎드려 자다가 고개 든 아이처럼

달의 이마엔 물결무늬 자국.

노를 저을수 없는 달은 수심없는 호수를 미끄러져 가고,

불러 세울수 없는 달의 배를 탈 것도 아닌데 나는 잠들기가 무섭다.

유난히 달 밝은 밤이면 내 딸은 나보고 달보기라 한다.

내 이름이 성복이니까, 별 성 자 별보기라고 고쳐 부르기도 한다.

그럼 나는 그애 보고 메뚜기라 한다.

기름한 얼굴에 뿔테 안경을 걸치면, 영락없이 아파트 12층에 날아든 눈 큰 메뚜기다.

그러면 호호부인은 호호호 입을 가리고 웃는다.

벼랑의 붉은 꽃 꺾어 달라던 수로부인보다 내 아내 못할 것 없지만, 내게는 고삐 놓아줄 암소가 없다.


우리는 이렇게 산다.

오를수 없는 벼랑의 붉은 꽃처럼, 절해고도의 섬처럼,

파도 많이 치는 밤에는 섬도 보이지 않는, 절해처럼.

                                                                                                                        - 이성복



경북 상주 출생

서울대 불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

1977 <<문학과지성>>에 시 <정든 유곽에서>로 등단

1982 제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남해금산> 等

산문집으로,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했는가]


---------------------------------


<감상 & 생각>


이성복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외국시인들의 시를 읽고 시쓰기 작업을 한,

즉 외국시편들이 뇌리에 남겨준 잔상殘像을 다시 자신의 시어로 옮겨 적은 100편의 글을 수록하였다.


표제작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유성(遊星)을 쓴 것이다.

대부분의 <시 감상>들이 단순히 자신의 감상을 산문 형식으로 발표한 것으로 끝내는데 반해,

시인은 이를 시로 재구성했다는데 발상發想의 특징이 있다.

이 시집이 형식의 면에서 이런 새로운 지평地平을 열었다면,

내용의 면에서는 타인의 시를 빌어 자신의 시적 상상력을 철학성이라는 겉옷을 입혀

내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할까...

이 시집에는 릴케, 보들레르, 로버트 프로스트 등 우리에게 친숙한 시인뿐 아니라

만젤쉬땀, 로르카, 프레베르 등 친숙하지 않은 시인의 시 총 100편에 대한

일종의 <시해설 시>가 실려있다.

시인은 '시집을 펴내며'라는 서문序文에서

 “가속기와 브레이크 페달을 번갈아 밟을 때처럼 내 글쓰기가 지나친 갈망과 절망으로 울컥거리기만 할 때,

평소에 좋아하던 다른 나라 시에 말붙이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내 관심사는 인용된 시를 빌미로하여,

대체 나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라고 출간의 변辯을 밝히고 있는데...

시 자체가 <네루다의 '유성'에 관한 감상>이므로,

이에 또 입서기 나름의 감상을 단다는 게 어째 좀 우스꽝스럽다.

하여, 잠자코 그의 시해설(?) 에만 귀를 기울여 본다.

                                                                                         -  선돌,


SOMETHING TO REMEMBER YOU BY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586건 25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38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07-13
738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7-12
738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7-12
738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7-11
738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6 1 07-11
738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07-10
738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5 0 07-10
73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 07-09
737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07-09
737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2 1 07-08
737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9 1 07-08
737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7-07
열람중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7-07
737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0 07-05
737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3 07-05
737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1 07-04
737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1 07-04
736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07-03
73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07-03
73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07-02
736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1 07-02
7365 김하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0 07-01
7364 김하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 07-01
7363 성균관왕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 07-01
736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1 0 07-01
7361 김하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06-30
73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0 06-30
735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0 06-30
73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8 0 06-30
735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 06-29
735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 06-29
735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1 06-28
735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0 06-28
73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 0 06-27
735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0 1 06-27
7351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 06-27
73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0 0 06-26
73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3 2 06-26
7348 김하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6-26
73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2 2 06-25
73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 06-25
73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9 2 06-24
73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1 06-24
7343 김하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9 0 06-23
734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 06-23
734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7 0 06-23
73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6-22
73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1 06-22
733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3 06-21
733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1 06-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