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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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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8회 작성일 21-02-1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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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 / 김구식


울 만큼 울었다 생각할 때
강물은 어느덧 바다에 닿아 있었다.
온갖 이유를 달고 밀려서 내려온 강물은
바다의 저 큰 함성이 자신의 울음과 다르지 않음에 놀랐다.
세모고랭이 풀이 강이 끝나는 곳에 밀집하여
잠시 고개 돌릴 여유를 주면
먼 섬의 산봉우리를 넘어갈 때의 해가
가장 아름다운 이유를 아프게 느끼는 것이었다.
되돌아 갈 곳이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다는 것도
되돌아 갈 수 없을 때야 알아낸 것이었다.
외롭다고 수없이 되뇌었었지
정말 외로워지는 때는
외롭다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두려워지는 그때라는 것을
그립다 그립다 노래 불렀지
그건 오히려 행복이었어
정말 그리워지는 때는
아무 것도 그리워할 것이 남아있지 않은 그때라는 것을
이제 누구든 저 넓은 바다에 섞여져서
잊혀져야 할 순간만이 남았을 때
내 발로 걸어온 게 아니라 떠밀려 왔다는 사실에 고개 숙이게 되지
흐름인지 출렁거림인지도 모르는 하류에 선 나를 발견하게 되지





경남 김해 출생
<현대시문학> 2회 추천 了
시마을 작품선집 <섬 속의 산>, <내 마음의 외딴 방>
< 가을이 있는 풍경> 等
부산 거성중학교 국어교사 역임



<감상 & 생각>


시인이 긴 세월 몸 담고 있던 교직에서 명퇴를 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문득, 그 언젠가 깊은 감명으로 읽었던 이 시가 생각나서.

고개 돌릴 틈 없이, 정신없이 질주해온 삶의 끝(下流 , 河流)에서
자신을 관조(觀照)하는 의식(意識)의 비늘이 눈부시게 솟아있단 느낌.

되돌아 갈 곳이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한 때였다는... 그리고,
정말 그리워지는 때는 아무 것도 그리워할 것이 남아있지 않은
그때라는 시의 전언(傳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뭐,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언제나, 삶의 중심(中心)에서 내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현실 속에서의 '나'라는 존재가 주체(主體)는 커녕, 그 중심권에서
영영 벗어나 있는 국외자(局外者)에 불과한, 그야말로 정신없이 세류(世流)에
떠밀려 온 허수아비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뒤늦게 자각하는 회한(悔恨)이
도시(都是)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깊은 공감으로 자리한다.

누구나, 결국은 혼자로 남게 되지만...
(한 사람도 예외없이 삶의 因緣이란 건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제각기 모두 흩어지기에)

그런 쓸쓸한 존재로서의 나에게도
아직 (굳이) 소망이란 게 남아있다면, 그건 무엇이 되어야할까를
생각하게 해주는 깊은 시 한 편이란 느낌이다.

시인이 밀알이란 필명으로 활동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요즈음은 통 뵐 수가 없다.

시인의 건강하심과 건필하심을 기원한다.


                                                                                                        - 선돌,



Painted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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