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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득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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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21-02-23 13:18

본문

마득한 날에

                               정끝별


밥 하면 말문이 막히는

밥 하면 두 입술이 황급히 붙고 마는

밥 하면 순간 숨이 뚝 끊기는

밥들의 일촉즉발

밥들의 묵묵부답

아, 하고 벌린 입을

위아래로 쳐다보는

반쯤 담긴 밥사발의

저 무궁,

뜨겁다 !





― 詩集 ‘와락’ (창비 펴냄)에서






1988 ≪문학사상≫으로 등단

1994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

現 명지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조교수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흰 책』『삼천갑자 복사빛』,『와락』 

시론평론집 『패러디 시학』『천 개의 혀를 가진 시의 언어』,

『오룩의 노래』, 여행산문집『여운』,『그리운 건 언제나 문득 온다』,

詩選 평론집『시가 말을 걸어요』等 소월시문학상 受賞


--------------------------


<감상 & 생각>


詩에 있어, 진정한 인식認識이란 어디까지나 經驗的인 것이리라

(경험 = 그것이 직 . 간접임을 막론하고)


특히, 그 경험을 시로 풀어내는 데 있어서는

서로 한정限定된 主體와 客體의 공존共存을 전제로 해서

이 두개의 융합融合을 도모해야 할 조건을

숙명적으로 짊어지는 건 아닐지... 하고,

어렴풋이 생각해 보는데


그 표현의 영역에 있어서, <순수성>을 꼭 찍어 말하기란

결코 (詩的으로) 용이容易한 일은 아닐 터


이렇게 간명簡明한 필치로, 그 <순수의 알맹이>를

속 시원히 말하는 시인이 부럽다


나에게 있어, 밥의 순수성...


모락 모락 김이 피어 오르는 저, 무궁한 뜨거움의 순수성 생각하면,

그간 살아온 날들에 수 많은 밥상을 받아오면서

밥에 담긴 저 뜨거운 호흡을, 저 숨막히는 침묵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느꼈던 적이 있었던가


나의 生命을 이어가게 하는, 저 무궁無窮한 헌신獻身 앞에서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진심으로,

가슴 벅차게 고마운 감탄을 했던 적이 있었던가


나의 허기진 배만 꾸역 채워 온,

그 까마득한 욕구의 날들 속에서...


                                                                                       -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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