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 through Eye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Speak through Eye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20회 작성일 20-05-21 06:32

본문

눈(眼)으로 말하다


안 되겠지요
멈추지 않는군요
샘솟듯이 가래가 끓어올라
저녁부터 불면과 객혈로
주위는 푸르고 조용하고
아무래도 곧 죽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얼마나 상쾌한 바람인가
이제 청명도 멀지 않아서
푸른 하늘에서 솟는 듯이
상쾌한 바람이 부는군요
단풍나무의 새싹과 털 같은 꽃은
가을 풀처럼 출렁이고
불탄 자리가 있는 등심초 멍석도 푸릅니다

당신은 협회에 다녀오시는지
검은 프록 코트를 입으시고
이렇게 열성껏 치료도 해 주시니
이 자리에서 죽더라도 한이 없습니다

피가 나고 있는데도
이렇게 태평하고 괴롭지 않은 것은
혼이 반쯤 빠져 나간 때문인지요
그저 피가 많이 나서
그것을 말할 수 없는 것이 가혹합니다

당신이 보면 매우 참담한 풍경이겠지만
나에게 보이는 것은
역시 아름다운 푸른 하늘과
맑고 투명한 바람뿐입니다
 

 

                                              - 宮沢賢治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 1896년 8월 27일- 1933년 9월 21일)는
이와테 현 출신의 일본의 문인이자 교육자, 에스페란티스토이다.
향토애가 짙은 서정적인 필치의 작품을 다수 남겼으며, 작품 중에 다수 등장하는 이상향(理想鄕)을
고향인 이와테의 에스페란토식 발음인 ihatovo라고 명명하였다.
지주들의 수탈로 가난에 허덕이던 농촌의 비참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애니메이션 《은하철도 999》의 원작인
《은하철도의 밤》을 짓는 등의 문학활동을 했다고 전해지는데, 사후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점점 높아져
국민작가의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널리 읽히고 있다.



뭔가 감상을 代한 졸시 한 편 덧붙이려다가..

그냥, 그는 <아름다운 詩人>이었다는 말만 해본다

- 비록, 일본인이지만


                                                                                          - sundol,


<사족>

이 시인은 결핵을 앓다가 정말, 비참하게 죽어갔는데
(요즘 같으면, 좋은 약이 많아서 완치될 수도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삶을 마감하는 임종도 무지 쓸쓸했다
(곁에 아무도 없이, 병실에서 혼자 외롭게 운명했으니)

아무튼, 밤새 다량의 각혈 끝에 상당히 고통스럽게 사망했다

그런 고통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순간까지 이토록 고운 시를 쓰고 갔다
(이 시는 그의 死後 , 그의 피 묻은 환자복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

이제 하늘나라에선 더 이상의 아픔없이, 시를 쓰고 있을 거란 생각도 든다

그의 마지막 시를 읽으며 문득, 한 생각 꼽아보니..

난 미야자와처럼 죽음 바로 직전엔 시를 못쓸 거 같다

- 왜?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기도 힘들텐데, 시를 쓸 기력이나 있겠는가

난 그래서, 이 시인이 존경스럽다 (내가 너무 싫어하는 日本이지만, 이 시인만은 예외로 한다)

그야말로 평생을 시에 살았고, 그 詩로 자신의 生에 마침표를 찍었기에...



 

 조용한 날들  Les Jours Tranquilles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586건 39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668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0 1 06-29
668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6-28
6684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9 2 06-26
668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 06-26
668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6-25
668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2 06-24
668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1 06-23
667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1 06-23
667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 0 06-22
6677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 1 06-22
667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3 06-21
667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6 1 06-21
667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 0 06-20
667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4 06-20
667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2 06-20
6671
얄팍한 삶 댓글+ 2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3 1 06-19
667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2 06-19
666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7 2 06-18
666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1 06-17
666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1 06-17
666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3 06-15
666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1 06-15
6664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06-14
666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6-14
666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6 0 06-13
666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0 2 06-11
666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6 2 06-11
665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1 2 06-10
665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1 06-09
665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2 06-09
665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4 1 06-08
665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06-08
6654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5 2 06-07
665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9 0 06-06
665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2 06-04
665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4 0 06-02
665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3 05-29
664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5 3 05-26
6648 그린필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0 05-25
664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 2 05-25
6646 샬롬1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5-22
6645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5 2 05-22
열람중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05-21
6643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1 2 05-19
6642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5-18
664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5 0 05-17
6640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 05-17
663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2 05-16
6638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1 05-16
6637 성균관왕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2 0 05-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