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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라보는 관점 하나] 죽음 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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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bluemarbl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93회 작성일 19-06-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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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福을 누린 정 처사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콘텐츠학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 그 아래에는 법계사(法界寺)가 있다.

불교의 법계(法界)는 기독교의 천당을 의미한다. 천당에 있는 절이라는 뜻이다.

해발 1450m에 위치하고 있으니까 상당히 높은 지점에 있는 절이다.

지리산 천왕봉에 번개와 벼락이 떨어지면 그 번개의 에너지가 법계사 앞에 있는

바위 언덕인 문창대(文昌臺)로 흘러간다. 그리고 문창대로 내려온 번개 기운은

다시 법계사로 반사된다고 보는 것이 지리산 도사들 사이의 오래된 해석이다.

결국 천왕봉에 떨어진 번개 기운이 법계사로 간다는 것이니,

법계사는 얼마나 영험한 절인가 하는 이야기이다.

기도발은 하늘의 기운과 땅의 기운이 뭉친 지점에서

인간이 간절한 마음을 내야만 나타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정 처사'라는 70대 초반의 남자 신도가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시작하여 50년 가깝게 법계사를 오르내렸다.

절에 행사가 있으면 쌀자루도 메고, 과일도 메고, 절에 필요한 일상용품도 등짐으로 지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가곤 하였다. 3~4시간을 등짐 지고 산길을 따라 법계사로 올라간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정 처사는 50년 세월 동안 법계에 들어간다는 기쁜 마음으로 올라 다녔던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정 처사가 특별하게 눈에 띄는 인물은 아니었다.

그저 성실한 신도였을 뿐이다.

3~4년 전인가 정 처사가 법계사에서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날도 정 처사는 법계사 산신각에 제물을 올려놓고 나오다가

산신각 앞의 돌계단에 앉아 잠시 쉬었다.

다른 신도들이 보니까

정 처사가 두어 시간이 넘도록 그 돌계단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닌가!

가까이 가서 몸을 흔들어 보니 정 처사는 이미 죽어 있는 상태였다고 한다.

편안한 표정을 하고 약간 눈을 감은 자세로.


기가 막힌 일은 돌계단에 앉은 채로 그대로 죽은 것이다.

도를 많이 닦은 고승들이 방에서 앉은 채로 죽는 모습을 좌탈입망(坐脫立亡)이라고 한다.


진짜 도인은 죽을 때야 비로소 그 도력을 보여준다.

평생 짐꾼같이 쌀이나 메고 오르내리던 정 처사는 계단에 앉은 자세로 입망에 들어갔던 셈이다.

70대 초반의 나이였다.


이렇게 죽는 것이야말로 '죽음 복'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이 이야기를 지리산 고운동(孤雲洞·해발 750m)에 사는 이창석(53)으로부터 들었다.


부산대를 졸업하고 도시 생활이 싫어서 고향인 고운동에 들어와 농사도 짓고,

목수 일도 하고, 천왕봉 꼭대기까지 짐도 날라주는 산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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