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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 손계 차영섭

일 년 내내 먼지 뒤집어쓰고 외로웠던

추석 차례상에 여행객이 만원이네

태평양에서 여행 온 아프리카 조기들,

흙이 낳은 아기 토란들,

앙상한 가시 옷을 벗어버린 밤알들,

사과할 것도 없는데 사과하러 온 사과들,

비만인 배들,

작년 가을에 미리 온 노처녀 대추들,

아기 손가락 같은 고사리 손들,

삐쩍 마른 나뭇조각 같은 명태들

호두알 같은 송편들,

한 번도 결석한 적이 없는 아내의

손 향기 가득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