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야간비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29회 작성일 18-03-24 01:10

본문

 

 

KAL007747-2.png



     

    야간비행 / 안희선


    칠흙처럼 어두운 밤에 더듬이 없는 비행.
    계기판엔 이미 모두 붉은 불.
    돌이킬 수 없는 착오처럼 점멸되는 그것들.
    작동되지 않는 조종장치와 기능을 상실한 관성항법장치.
    일상의 안도(安堵)처럼 준비되지 않은 낙하산의 후회.
    느낌과 제로시계(視界)에 의한 곡예비행.
    지금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으나,
    추락을 준비하는 이 순간은 차라리 담담한 침묵.

    (너무 큰 절망은 신비하게도,
                          또 다른 시작과 같은 느낌을 준다)

    창문 스쳐가는 구름처럼 지나온 삶이 눈 앞을 흐른다.
    기내의 잔인한 경고음은 아까부터 고막을 뒤흔들고.
    원래 이런 비참한 여행을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출발점에 입력된 운명 프로그램의 오류(誤謬)는
    어느새 비행시간을 非現實에서 깊은 현실로 만들고
    그 뒤바뀐 시.공간 속에서 빨간 불켜져 있는 예정된 파멸.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앞에서 겁에 질린 목숨들은 속수무책.
    어둠 같은 절망 앞에 희망은 그저 팔짱만 끼고.

    어쩌란 말인가.
    선택의 여지도 없는
    이 드넓은 공간 한가운데서
    아무 것도 모르는 운명처럼
    글라이딩하는 기체는
    돌아갈 항로조차 없는데.

    삶의 파편은 흔적으로나마 대지 위에 뿌려질까.
    죽음 지난 시간 속에 고통은 무엇이 되어 있을까.
    혹여, 회한(悔恨)의 기억으로나 남아 있을까.


    - 경고문 -

    여러분이 탑승하는 이 비행기는 미사일 공격에 의해
    추락이 예정된 비행기 입니다
    사망 . 상해 및 여행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승객은
    탑승을 재고하시기 바랍니다




    * 그 언젠가, 한국行 비행기 안에서 지금 기류불안정과 함께

    (마치 기체가 즉시 분해될 것처럼 요동치며) 
    <캄차카반도>를 지나고 있단 기장의 아나운스멘트에 문득
    (구)소련의 수호이 전투기에 격추당한 KAL 007편이 떠올랐다

    이 글은 그때, 기내에서 끄적여 본 것

    KAL機 격추사건 이후, <북태평양항로>로 변경했던 航路를
    <소비에트연방>의 해체에 따라 유류비용절감을 위해 다시
    <러시아 캄차카반도항로>로 복귀했다





추천0

댓글목록

셀레김정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셀레김정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비행기여행을 많이 해본 제가 비행기를 탈데마다 느끼던 공포를
이 글을 읽으면서 다시 느껴봅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심해지는 공포라 이제는 왠만하면 비행기를 안 타려 한답니다
실감나는 글 잘 감상했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비행기를 탈 적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길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 하지만..

- 그렇다고 해서, 남들처럼 가슴에 성호를 긋거나
염주를 가슴에 품지도 않지만

Total 8,586건 77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786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3-26
4785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 03-26
4784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5 0 03-26
478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8 0 03-25
478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5 0 03-24
4781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 0 03-24
4780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 0 03-25
4779
내 힘은 질투 댓글+ 2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 03-24
열람중
야간비행 댓글+ 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0 03-24
4777 성균관왕언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2 0 03-23
477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1 0 03-23
4775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 03-23
4774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03-23
477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03-22
4772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03-22
4771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9 0 03-21
477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 0 03-21
4769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1 0 03-21
4768
비의 속삭임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6 0 03-20
4767
중년의 봄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5 0 03-20
4766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1 0 03-20
4765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03-20
4764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0 0 03-20
476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2 0 03-20
4762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3 0 03-20
476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6 0 03-19
4760
마음의 등대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3-19
4759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6 0 03-19
4758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2 0 03-19
4757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7 0 03-19
4756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3-19
4755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3 0 03-19
4754
꿈꾸는 행복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03-18
4753
소나기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2 0 03-18
4752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7 0 03-18
4751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7 0 03-18
4750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9 0 03-19
4749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7 0 03-18
4748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1 0 03-17
4747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0 03-17
4746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03-17
4745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3-17
4744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8 0 03-17
4743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1 0 03-17
4742
보랏빛 향기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3 0 03-16
4741
홀로 가는 길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4 0 03-16
4740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9 0 03-16
4739 화창한날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8 0 03-16
4738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8 0 03-16
4737
춤추는 봄 댓글+ 1
신광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7 0 03-15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