先天性 그리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선천성 그리움 / 함민복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199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등으로 등단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김수영문학상>,<박용래문학상> 수상
시집으로 《우울氏의 一日》,《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말랑말랑한 힘》 等
<감상 & 생각>
이러한 그리움에의 (하늘과 땅 사이)황홀한 공간의식은 단순한 감각이라기 보다는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고독한 정조情操를 통하여 획득한
극명克明한 감정이 아니겠는가.
선천성 그리움, 그것은 곧 선천성 외로움과도 일맥상통하리라.
그의 시를 읽으니,
그리움에 대하여 걸핏 장광설長廣舌만 늘어 놓은 나의 보잘 것 없는 글들이 부끄러워진다.
시인이 詩에서 꼭, 할 말만 한다는 것..
시에 있어, 그건 내실內實이 없는 여하한 언어도 이미 언어가 아님을 뜻함과도 같은 것임을.
- 희선,
Another realm
댓글목록
셀레김정선님의 댓글

좋은시와 좋은 감상평,좋은 음악
감사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요즘의 시편들을 살펴보자면, (제 졸시 포함해서)
이렇다 할 메세지도 없이 마냥 늘어지는 고무줄처럼
지리한 글들이 많죠
특히, 그리움 타령조의 글들이 그러하구요
그리고 한결 같이 호흡은 왜 그리도 긴 건지..
시가 반드시 짧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내용도 부실한 채, 길고 지루한 시보다는
확실히 실패율도 적은 거 같습니다
소개한 <선천성 그리움>은
그리움이 지니는 지속성. 상호침투성. 연속성, 통일성을
지극히 짧은 문맥에 의해
영원과 순간의 동시성으로 제시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고 할까요..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셀레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