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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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엔
너무, 멀리 왔나 봅니다
세상이 날 밀어낸 만큼,
나는 나로부터도
아주 많이 멀어진 것 같습니다
부끄럽게도 남의 땅에 사는 처지라,
늘 영혼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뿌리 없는 몸도 따라,
시름하니 아픈가 봅니다
한때는
꿈을 노래하는 마음이 이정표(里程表)였는데,
지금은 희미한 윤곽만 남긴 채
그저 알량하니, 밥 먹고 살아가는 일만이
제일 거룩한 일처럼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라도 한 편 쓰려고 하면
가슴 깊은 곳에 또아리 튼, 심한 현기증만
모락 모락 하얗게 솟아 오릅니다
아득히 흘러간 건 세월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였던 모양입니다
차가운 계절에 문득, 되돌아 보니
걸어온 길은 비록 나를 닮아 황량했지만,
베풀어 주신 정(情)으로 이따금 환했던 흔적도
절망의 아팠던 길 모퉁이마다 눈물겹게 비추입니다
오랜 세월, 빈 가슴에 그리도 많이 찢겨져
허공에 펄럭이는 그리움 하나,
바람에 실려 띄워 봅니다
혹여 바람이 전하는 소식, 받으시거든
포근한 햇살이나 한 줌 보내주소서
한 해의 막차에 실린
까마득한 외로운 잠 속에서나마,
그대처럼 따뜻하고 싶습니다
이 겨울엔,
댓글목록
kgs7158님의 댓글

7552....가을뜨락...노래,,사랑하고싶어요 빈가슴 채울때까지....
이작품이 사라졌네요,,노래들으려하니,,어디론가..ㅜㅜㅜ자주 조은노래가 사라집니다
어떠케 찾을수있을가요 혹시
감사합니다 안선생님 글 마음깊이 즐감하고갑니다. 행복한 11월들 되소서
안희선님의 댓글

올해도 거의 다 흘러간 느낌
시간의 흐름이 빠르다고 하기 보다는
우리들이 그만큼 정신없이
빨리 흘러 왔는지도..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kgs7158님,
남은 올 한해..
알찬 시간들로 엮어가시길요
임기정님의 댓글

이 겨울엔 선생님
평안과건강 또한 옥필하시길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교편 잡은 적도 없는데..
자꾸만 저보구 선생님이라 하시니 무안 + 겸연쩍음요
부족한 글인데
감사합니다
남은 올 한해.. 뜻 깊고, 알찬 결실의 시간으로
엮어가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