後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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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50회 작성일 17-12-26 01:12본문
후천(後天) / 김종제 비 내리고 꽃 활짝 핀 다음 날 햇볕 내리쬐고 열매 탱탱하게 익은 다음 날 바람 불고 나뭇잎 우수수 진 다음날 눈 퍼붓고 얼음 꽝꽝 언 다음날 당신을 만나고 밤새 끙끙 앓고 난 다음 날 후천이라는 것은 그렇게 새벽처럼 오는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꽃처럼 피었다 지는 것이다 열매처럼 매달렸다 떨어지는 것이다 잎처럼 푸르렀다 단풍 들면서 바닥에 뒹구는 것이다 허리까지 쑥 파묻혔다가 발목을 확 잡아당기는 것이다 눈도 멀고 귀도 먹었는데 일으켜 세워주는 손길이 있어 후천이라는 것은 그렇게 문도 열지 않고 찾아오는 것이다 미륵도 없이 그렇게 몸을 바꾸어 우리 앞에 매일 나타나는 것이다
1993 ≪자유문학≫ 등단 詩集으로 <흐린 날에는 비명을 지른다>, <바람의 고백>, <내 안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이여>, <따뜻한 속도 2011>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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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후천後天이란 개념은 원래 정역正易을 주장했던, 김일부金一夫로 부터 정립된 것이라고 하지요. 선천의 상극지리相克之理가 후천에 이르러 상생지리相生之理로 화化한다는... 생각하기엔 꽤나 엄청나고 커다란 개념이지만, 시인의 손 끝에선 꼼짝없이 간명簡明하게 설파說破되네요. 그렇지요. 흔히, 말하는 개벽開闢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눈 깜박하는 것과 같은 것임을... 눈을 뜨면, 열린 세상이요 눈을 감으면 닫히는 거죠. 사실, 후천이란 것도 먼 곳에서 다가오는 신천지新天地가 아니라는 메세지에 깊이 공감합니다. 우리들의 일거수一擧手 일투족一投足, 그리고 사물과 현상의 숨가쁜 변화 속에 이미 그것(후천)은 우리 앞에 매일 현신現身하는 것을. 결국, 한 생각이 있어 세상도 사람도 존재하는 것임을. 그 생각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삶에도 발전적 변화가 올 듯합니다. 또한, 불가佛家에서 입이 닳도록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維心造도 같은 맥락이라 생각도 해 보면서... - 희선,
댓글목록
셀레김정선님의 댓글
셀레김정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도 올려주신 시와 감상평도
기분좋게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은 문득 궁굼해집니다
안희선시인님의 이 모든 해박한 지식은 어디가 끝이신지 말입니다
진심으로 존경을 표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모두 줏어들은 한 소식일 뿐입니다
따라서, 그렇게 궁금해 하실 건 없겠고 (웃음)
근데, 귀국하실 계획은 없는 건가요 - 생뚱하니, 뜬금없이, 문득 그냥 궁금해서요
셀레김정선님의 댓글
셀레김정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년 12월에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계획이 없네요
요즘은 비행기타는게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하구요 ㅎㅎ
안희선시인님께서는
계획이 없으신가요?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계획이야, 晝夜長川 주구장창 있지요
다만,실행에 옮기기가 힘겨워 그렇지
-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웃음)
뭐, 그래두 여기 은행빚 갚고
영주권 반납하는대로 갈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