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긴글] 항암제 맞으며 써내려간 詩… 열여섯 효진이 세상을 적시고 떠나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596회 작성일 18-01-02 20:45본문
효진양은 정말, 참시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녀의 삶을 붙들어준 것도
그녀의 영원한 벗, 시였던 거 같다
시와 함께 참, 맑고 투명한 삶을 살다가 갔다
이런 이들을 보며, 느껴지는 건..
영성이 맑은 이들은 그들의 카르마를 스스로
다스려 현생에서 부질없는 업을 짓지 않기 위해
일부러 그 같은 짧은 삶을 택했다는 것
그리고, 사람은 얼마나 오래 사는 것보다
어떻게 살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
삼가, 효진 시인의 명복을 빈다
---------------------------------------
시화전 공모 최우수상 받았지만 급성 백혈병과 싸우다 9월 숨져
돌배기 때부터 홀로 키운 할머니… 지팡이 짚고 시상식 나와 눈물
위 사진은 지난 9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박효진(16)양의 아프기 전 모습. /성형주 기자
시(詩) '산길'을 쓴 이는 부산 부곡여자중학교를 다녔던 박효진(16)양.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부산대병원에서 투병 중이던 효진양이 반복된
항암치료로 이(齒)가 모두 빠지는 고통을 겪을 때 썼다.
효진양의 시는 지난 19일 소아암 등 중증질환 어린이를 지원하는
한국 로널드맥도날드하우스재단(RMHC)에서 주최한 시화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았다.
하지만 시상식장에 오른 건 효진양이 아니라 친할머니 김월선(75)씨였다.
효진양이 '산'을 넘지 못하고 지난 9월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투병 생활을 시작한 지 꼭 1년이 되던 날이었다.
김씨는 "휘어진 왼쪽 다리 때문에 지팡이 없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날
부축해 장을 봐주던 아이였다"며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
효진양은 첫돌이 지나자마자 할머니에게 맡겨져 단둘이 살아왔다.
넉넉한 형편도 아니었다.
둘 다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돼 월 100만원 남짓한 정부 지원금에 의지해 살았다.
김씨는 "항암치료를 받던 효진이가 딱 한 번
'왜 가난한 우리에게 이런 아픔까지 주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목놓아 운 적이 있었다"며 "그 순간이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효진양의 장래 희망은 '의사'였다.
아프기 전부터 할머니에게 '부산대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공부도 곧잘 했다. 효진양의 중학교 3학년 담임 교사였던 안미영(여·44)씨는
"효진이는 수업 집중도도 높았고, 성적도 상위권이었다"며 "수련회에선 코믹한 춤을 춰
친구들에게 웃음을 주던 아이"라고 추억했다.
할머니의 가장 큰 후회는 손녀를 일주일에 한 번씩밖에 못 찾아갔다는 점이다.
병원비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국가의 의료급여 지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지만,
한 번 갔다 올 때마다 5만~6만원씩 드는 택시비는 감당할 수 없었다.
김씨는 "다리 때문에 계단이나 버스 출입문 턱도 제대로 오를 수 없어
택시를 탔는데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그 고통 속에 어린아이를
홀로 둔 시간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다"고 했다.
효진양이 있던 중환자실은 보호자가 머무를 수 없는 곳이다.
하루에 한 차례 면회만 가능했다.
한국 RMHC는 현재 후원금을 모아 부산대병원에 효진양 할머니처럼 소아암 등
희귀·중증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 가족이 무료로 머물 수 있는 '하우스'를 짓고 있다.
소아암 전문병원들이 대도시에 몰려 있기에
통원 치료나 보호자 상주가 힘든 환자 가족들이 머무를 수 있는 집을 만드는 것이다.
소아암 완치율은 80%에 달하지만, 평균 치료 기간은 2~3년이 걸린다.
RMHC 하우스는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효진양이 마지막 순간 내뱉은 말은 "나 때문에 할머니가 너무 고생했다"였다.
"빨리 완치되고 다음엔 의사로 병원을 찾겠다"고 말하던 소녀는
자신이 꿈꾸던 장소에서 눈을 감았다.
- 안상현 기자 insula@chosun.com
SOMETHING TO REMEMBER YOU BY
댓글목록
셀레김정선님의 댓글
셀레김정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해부터 눈물나는 감동적인 기사를 봅니다
바둥거리며 살아가는 우리가
사실은 얼마나 행운아인지 깨우쳐지게합니다
효진양이 부디 좋은곳으로 갈수있도록 기도드립니다
그녀의 할머니깨서도 건강하게 오래 살수있길 바랍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자요~
우리에게 부여된 삶이 너무 고되고 힘들지만
(진짜루 너무 힘 들어서 매일, 한숨 나오지만)
그래서 항상 툴툴거리지만 - '왜, 나만 이런거야' 하믄서요
돌아보면, 우리보다 더 힘들고 아픈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나에게도 내일이 있으면 좋겠단 사람들, 이 그 얼마나 많던지요
외모도 그렇지만 - 외모가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니지만 - 암튼,
그 마음 또한, 너무 아름다운 셀레 시인님..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책벌레정민기09님의 댓글
책벌레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동시로 먼저 등단했고,
만약 문학상을 받는다면, 상금을 전액
아픈 아이들의 치료비에 기부할 것입니다.
어린 나이에 하늘로 떠난 효진 양 같은 아이들을 위해~
저도 어린 시절을 부모 없이 이모 손에 커서,
소년가장으로 지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아이들만 보면 도와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