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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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764회 작성일 15-08-29 00:27본문
헌책방을 찾아서 / 구재기
헌책방에 들려 누군가 읽다가 버려 예까지 와버린 헌 시집 한 권을 샀다 정가의 오분의 일도 되지 못한 시집 한 권 왜 그렇게 싸냐고 물으니 요즈음 같은 때 시 같은 걸 누가 읽느냐 한 두어 편 읽다가 버리는 것이지요 당연하지 않느냐는 듯 헌책방 주인이 오히려 이상하게 날 바라보았다 시내버스 제일 뒷좌석에 앉아 떱뜨름한 가슴을 열어 시집을 펼쳤다 누가 그랬을까? 사랑, 별, 햇살 등이 나오는 시 구절마다에 붉은 볼펜으로 굵은 줄이 그어져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시집을 처음 펼쳤던 사람에게도 뜨거움이 있었던 것 아니겠는가 그렇구나, 그렇구나 한때의 뜨거움을 가진 자는 이렇게 버릴 줄도 안다 그 동안 어떠한 뜨거움도 없이 얼마나 많은 세월을 탕진하며 미적거려 왔던가 문득 나의 사랑과 별과 햇살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그만 달리는 버스에서 내려 잊고 살아왔던 내 사랑과 별과 햇살을 찾아 다시 헌책방을 찾아서 힘차게 내달렸다
丘在期 시인 [현대시학] 시부문 등단 [새여울시학회], [서안시문학회]회원 詩集으로, 『자갈전답』 『농업시편』『바람꽃』 『아직도 머언 사람아』『삼십리 둑길』『둑길행』 『빈손으로 부는 바람』『들녘으로 부는 바람(장시집)』 『콩밭 빈자리』『가끔은 흔들리며 살고싶다』 共著시집 『모음』(나태주, 권선옥) 等 ---------------------------
<감상 & 생각> 정겨운 속삭임 같은 시가 좋다 시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숱한 언어들의 범람 속에서 모처럼,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 한 편이란 느낌 나의 삶에도 뜨거운 열정熱情이란 게 있었던가 단 하나의 그리움 앞에서도 솔직하지 못했던, 뒤늦은 회한悔恨도 밀려든다 시인처럼 나도 잊고 살았던 사랑과 별과 햇살을 찾아, 힘차게 내달리고 싶어진다 미지근한 내 삶에 헌책방처럼 있을, 잠시나마 환했던 그 기록記錄 속으로... - 희선,
In Memory of Nid
댓글목록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요즘 헌책방을 좀 가보려구요..
바닥에 아무렇게나 주저앉아 이책, 저책 뒤적이며
시간 보내는 거, 제법 괜찮을 거 같아요..
가을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어요
계신 곳은 곧 눈 소식이...^^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엔 청계천에 있는 헌책방을 많이 들렸었는데요~
(찾아보면 좋은 시집들도 많아서요)
하지만, 지금은 그 책방들 모두 없어졌겠지요
長期 일기예보에..
담 달 (그닌깐 9月) 중순경에 첫눈이 내릴 거라는요
뭐, 이딴 곳이 다 있는지 (웃음)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헌 책방이 박물관처럼 귀하다네요..
정말, 모, 그딴 곳이 있대요..사람 살 곳이 못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