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녀에게'의 문병란 시인,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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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774회 작성일 15-09-25 19:53본문
'직녀에게’를 작사한 시인 문병란 전 조선대 교수가 25일 타계했다. 향년 80세.
전남 화순 출신인 고인은 1961년 조선대 문학과를 졸업하고 1962년 ‘현대문학’에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1988년에 조선대 국문과 조교수에 임용됐으며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와 5·18기념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가수 김원중이 불러 널리 알려진 ‘직녀에게’를 썼으며 시집으로는 ‘죽순밭에서’, ‘벼들의 속삭임’ 등이 있다.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민족시인으로서 후배 문인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2009년 제1회 박인환 시문학상과 요산문학상, 전남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9일 오전 8시다.
직녀에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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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을 밤마다 그리움 수놓아 짠 베 다시 풀어야 했는가. 내가 먹인 암소는 몇 번이고 새끼를 쳤는데, 그대 짠 베는 몇 필이나 쌓였는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사방이 막혀 버린 죽음의 땅에 서서 그대 손짓하는 연인아, 유방도 빼앗기고 처녀막도 빼앗기고 마지막 머리털까지 빼앗길지라도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한다. 우리들은 은하수를 건너야 한다. 오작교가 없어도 노둣돌이 없어도 가슴을 딛고 건너가 다시 만나야 할 우리, 칼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이별은 이별은 끝나야 한다.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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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심상>(19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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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신은 가셨으나, 남기신 시편들은 영원히 살아 숨쉴 것입니다
삼가, 시인의 영전에 명복을 빕니다
댓글목록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랬군요..가끔 시를 접했던 기억이 있는데..
직녀에게..애잔한 시, 노래에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정된 시간의 육신이 이승을 떠나가는 슬픔은 있으나
그래도, 시인들은 자기 혼魂의 정수精髓인 시를 남기고 간다는 것..
(물론, 나 같은 사이비 시인은 말고 진짜 시인들의 경우를 들어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
그에 반하여, 재산과 지위와 안락한 삶 (그저 잘 먹고 잘 사는 일)에 평생을 몰두하다가
흘러가는 세월 속에 아무런 의미도 없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뭇 인생들이 그네들 혼의 정수를 세상에 남긴다는 건 사실 벅찬 일이기도 하구요
이제, 시인이 하늘나라에서 비로소 평안한 안식을
취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