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間飛行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夜間飛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3회 작성일 19-10-11 00:11

본문

 

KAL007747-2.png



 

     

    야간비행 / 安熙善


    칠흙처럼 어두운 밤에 더듬이 없는 비행.
    계기판엔 이미 모두 붉은 불.
    돌이킬 수 없는 착오처럼 점멸되는 그것들.
    작동되지 않는 조종장치와 기능을 상실한 관성항법장치.
    일상의 안도(安堵)처럼 준비되지 않은 낙하산의 후회.
    느낌과 제로시계(視界)에 의한 곡예비행.
    지금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으나,
    추락을 준비하는 이 순간은 차라리 담담한 침묵.

    (너무 큰 절망은 신비하게도,
                          또 다른 시작과 같은 느낌을 준다)

    창문 스쳐가는 구름처럼 지나온 삶이 눈 앞을 흐른다.
    기내의 잔인한 경고음은 아까부터 고막을 뒤흔들고.
    원래 이런 비참한 여행을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출발점에 입력된 운명 프로그램의 오류(誤謬)는
    어느새 비행시간을 非現實에서 깊은 현실로 만들고
    그 뒤바뀐 시.공간 속에서 빨간 불켜져 있는 예정된 파멸.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앞에서 겁에 질린 목숨들은 속수무책.
    어둠 같은 절망 앞에 희망은 그저 팔짱만 끼고.

    어쩌란 말인가.
    선택의 여지도 없는
    이 드넓은 공간 한가운데서
    아무 것도 모르는 운명처럼
    글라이딩하는 기체는
    돌아갈 항로조차 없는데.

    삶의 파편은 흔적으로나마 대지 위에 뿌려질까.
    죽음 지난 시간 속에 고통은 무엇이 되어 있을까.
    혹여, 회한(悔恨)의 기억으로나 남아 있을까.


    - 경고문 -

    여러분이 탑승하는 이 비행기는 미사일 공격에 의해
    추락이 예정된 비행기 입니다
    사망 . 상해 및 여행자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승객은
    탑승을 재고하시기 바랍니다

     



    * 그 언젠가, 한국行 비행기 안에서 지금 기류불안정과 함께

    (마치 기체가 즉시 분해될 것처럼 요동치며) 
    <캄차카반도>를 지나고 있단 기장의 아나운스멘트에 문득
    (구)소련의 수호이 전투기에 격추당한 KAL 007편이 떠올랐다

    이 글은 그때, 기내에서 끄적여 본 것

    KAL機 격추사건 이후, <북태평양항로>로 변경했던 航路를
    <소비에트연방>의 해체에 따라 유류비용절감을 위해 다시
    <러시아 캄차카반도항로>로 복귀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617건 1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3 2 05-15
861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1 09:47
861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 3 01:06
861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 2 04-17
861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3 04-16
8612
시간 여행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3 04-15
861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2 04-15
861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2 04-14
860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3 04-14
860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1 04-13
860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3 04-13
860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2 04-12
86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3 04-12
8604
자다가 깨어,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5 04-11
860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4 04-11
860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4 04-10
8601
물이 되는 꿈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1 04-10
860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1 04-09
859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3 04-08
859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1 04-08
859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4 04-07
859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 1 04-07
859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2 04-06
85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3 04-06
859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2 04-05
859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1 04-05
859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1 04-04
859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1 04-04
858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2 04-03
858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1 04-03
8587
장미빛 人生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2 04-02
8586
공부 이야기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1 04-02
8585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3 04-01
858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2 04-01
858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2 03-31
858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1 03-31
858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3 03-30
858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1 03-30
85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3 03-29
857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2 03-28
857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1 03-27
857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1 03-27
857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1 03-26
857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2 03-26
857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1 03-25
857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 1 03-25
8571
巡禮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 1 03-24
8570
永遠의 모음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2 03-24
856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2 03-23
85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1 03-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