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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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31회 작성일 15-10-10 11:58본문
산 / 육복수 어쩌면 그리도 푸르냐 몸을 빠져나온 넋처럼 어쩌면 그리도 슬프냐 넋이 빠져나간 몸처럼
질긴 아비
아버지, 당신은 너무 질겨요 눈 좀 감아요 눈물은 이미 출렁입니다 눈물길 훤히 열렸습니다 이듬이듬 이듬해 꽃피면 아카시아 뿌리로 껴안을께요
사랑은 꿈 밖으로 밀려나고 사랑은 꿈 밖으로 밀려나고 이제 나는 가볍다 戀愛여 交感이여 어린아이의 모래장난은 진지하여서 말릴 수가 없지만 날이 춥고 해 저물어, 손을 털고, 묻은 모래를 털고 돌아가야 한다, 문을 닫을 시간이다 내 飛行이 너의 墜落이 아니라면 나는 내 방 깊숙한 곳에서 따끈한 茶를 마실 수 있다
산향(山香) 육복수 季刊 '시인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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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독특한 詩울림이다 어떤 한 직관直觀이 남기는 긴 여운의 질감 같은, 동원되는 비유도 전통적 수법이라기보다는 대상을 시인 자신의 정신적 창조물로 바라보고 접근하는 방식에 기인하고 있는 듯 현상과 사물을 응시함에 있어 표면적이고 논리적인 유사성에 기초한다기보다, 내면의 심층적인 유사성에 기초한다고 할까 부연敷衍하자면, 현실에 관한 표층적 표현이 아니라 시인의 心象에 깃든 새로운 현실, 즉 外的인 모습과 內的인 형상의 구분없는 본질에 그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여겨진다 또한, 전개되는 이미지에 있어서도 그 절제적 표현은 사고思考의 절정을 기록하고픈 내면적 욕구란 생각도 들고... 비워진 무게의 현상과 대상의 이면裏面을 통해 새롭게 열리는, 또 다른 세계를 조망하는 시적 감각이 신선한 느낌이다 - 희선, * 문득, 산향 시인의 안부가 궁금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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