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꽃입니다(고향 생각나시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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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449회 작성일 15-10-10 15:38본문
다육이 / 성영희
화분 몇, 집에 들였다
네 입술을 닮고 네 속눈썹을 닮고 포동포동한 네 웃음을 닮은,
이파리가 자라고 새순이 돋을 때마다
너를 보듯 기특하여 가슴에서 샘물 고이는 소리가 났다
화분에 물을 주는 일도 그 옆에 쪼그리고 앉아
떡잎 떼어주는 일도 젖 물리듯 했다
배냇저고리 갈아입히듯 했다
네 여린 손톱 잘라주는 일인 것만 같아,
햇살 고운 창가에 볼그레 미소 띤 저 아기들 꽃대 올리며
서로 먼저 손을 내민다
놀이터에서 돌아와 손 씻고 검사 맡던 네 손가락 같다
발가락도 닮았다
가슴에서 자꾸자꾸 물 긷는 소리가 난다
좋은문학 詩부문 신인상
서곶예술제 수필부문 장원
시흥문학상 전국 公募에서 시部門 우수상
한국서정문학 작가회의 회원 및 편집간사
詩集 <섬, 생을 물질하다>
2010 서정문학刊*共著* [우표없는 편지][맨발로 우는 바람] 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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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시 속에 담긴 시인의 혼魂은 바로, 시정신詩精神일진데...
이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깊은 통찰洞察로서의 성誠이며,
결국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이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화분 몇개이지만 대상對象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얼마나 따스한 사랑인 것인지...
문득, 다육이 화분에서 소환되는 모성애母性愛
그건 곧, 아가를 바라보는 엄마의 지극한 사랑이겠다
특히, 시의 마지막 행行 "가슴에서 자꾸자꾸 물 긷는 소리가 난다" 는 매우 감각적인데
이따금, 시에서 왜 감각은 소중한가? 를 생각해 보게 된다
그 경우의 감각이란 테마 Theme를 도외시한
감각 그 자체를 위한 감각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시의 주제主題가 될 수 있는 요소要素가
감각 속에 용해溶解되어 나타날 때
시가 전하는 메세지 Message는 더욱 경이롭게 반짝인다는 점에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
물 긷는 소리 --- 사랑을 긷는 소리
- 희선,
* 다육이 : 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적응 된 다육질의 두꺼운 조직을 지닌 식물을 보고
다육식물, 짧게는 <다육이>라고 한다. 관상용으로 집 안에서 재배.
댓글목록
하늘은쪽빛님의 댓글
하늘은쪽빛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다육이 입양해와서
물을 넘 많이 먹여서 실패했어요..
말못하는 식물에 애정어린 시선이 곱네요..^^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핑크샤워님이 다육이를 말씀하셔서..
문득, 이 시가 떠올랐다는
다육이에 관한 그런 (아픈) 추억이 있으셨네요
그래도, 그 다육이는 물을 너무 많이 먹었어도
행복했을 거에요
- 왜?
자기에게 물을 준 사람은 그게 사랑인 줄 알고 그런 거니까
다육이도 그 맘을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