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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8회 작성일 20-08-2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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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 진난희 



름이다
겨울같다
나는 추워서 스웨터를 꺼내 입는다
여름속에서 살기를 거부한 것처럼
따스히 여며 입는다

약봉투를 뜯어 보았다
어디에도 두꺼운 스웨터를 껴입으라는
당부는 보이지 않는다
혹여 몸에라도 바를까 염려하여
먹는약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봉투에는 복용방법이 친절히 적혀 있다

김치와 장을 꺼내고
밥을 퍼 담았다
이리 잘 먹고 나면 키가 클 것 같은데
식후 30분 후
약을 먹으라 다그친다

몸은 말을 듣지 않는
버튼만 남겨둔 것 같다
살아나야 겠다
밥도 다 먹고
약도 다 먹었다
입만 살아가지고
 




부부

하루가 꺼졌다
먼 산도 어둠속으로 빠듯빠듯 숨고
하늘도 아득히 멀리
높은 곳으로 달아나 버렸다
커튼을 친다
내 속은 출출해져 출렁인다

콩나물 비빔밥을 비벼가매
문득 떠올린다
그래도 예전엔
고추장 떠 넣어가매
슥삭 비벼주던 사람도 있었는데
숟가락 부딪쳐가매
한 술씩 떠먹여주던 사람도 있었는데

하얀 새치자락을 골라 솎으며
예쁜 색칠을 해주겠다던
다정한 사람도 있었는데

오늘은
머리꼭대기를 짬짬이 긁어대며
속 따가운 빨간밥을 비빈다
날개를 펴기도 귀찮아
불편한 평온에 빠져서는


진난희 / 이따금 <창작방>에 들려 고군분투했던 정체성이 묘연한 시인 
 


<감상>

일단, 난 이 두 편의 시를 읽고 두 시간 짜리 코믹 영화를 본 것보다 더 재밌어 했다
저렇게 순발력이 뛰어나고 희노애락을 칭칭 감은 시를 만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화자는 지독한 감기에서 해방 되고자 무던 애를 씀이 역력하다
어차피 죽지 않는다면 언젠간 떨어지고 말, 감기기에 저런 여유를 부릴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 본다
글타고, 모든 사람이 화자 처럼 위트와 유머로 버무려 낼 수 있다고는 보진 않는다
그러한 면은 함께 올린 부부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저 정도 되면 감기가 한 방 얻어 터진 꼴이 될 게 뻔하다
화자는 모르긴해도 남다른 끼를 지니고 있는 듯 보인다
글을 요리하는 솜씨가 수준급이다
간혹 참혹한 생활을 피력하며 어둔 그림자를 드리우는 게 흠이라면 흠이랄까
하지만, 그러한 글도 문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글이어서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쥐뿔도 모르는 내가 뭘 알겠냐마는, 좌우간 난 이 시인의 시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시인한데 욕 먹을 각오하고 올린다
설마, 때리진 않겠지

형표 피엣스: 에고고, 도와 주세요 
 




<홍형표 시인의 감상에 덧붙이는, 선돌의 한 느낌>



꽃에 견준다면, 마치 야생화 같은 느낌을 주는 두 편의 詩라고 할까요

하여, 머리로만 진창 다듬고 오직 인위적인 손길에 의해 만들어진
화려한 조화(造花)들이 지니지 못한 건강한 생명력도 느껴집니다

두 편 모두, 日常의 삶에서 획득한 소재를 갖고 ' 현실과 꿈이 서로
몸을 섞듯 ' 매편마다 형태며 시적 설정을 달리하여 감칠 맛나게
詩를 전개하고 있는데요

'감기'에서는 기껏 약봉투에서나 위로를 받는 <삶의 처연함>을 말하면서도,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 당당함이 엿보이고요

'부부'에서는
<뜨거운 사랑은 그저 잠시 한때(新婚)의 일,

그 나머지는 각자가 알아서 자기자신을 챙기는 일>이란
심회(心懷)를 말하고 있는데...

마치, <사랑이 밥 먹여주나? 배 고프면, 내가 알아서 챙겨먹는 거지>
하는 거 같아서 공감도 가고

- 하긴, 쿨쿨 잠자는 옆지기를 두고 한 밤중의 허기를 달래기 위해
혼자 콩나물에,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는다고 생각하면 나라도 그럴 거 같다는

다소 정제되지 않은 투박한 감도 있지만, 오히려 그런 시적 면모가
신선한 느낌으로 와 닿네요 


                                                                                                                          - 繕乭 , 




Ken Hirai morainaki 平井堅 - もらい泣き? 따라 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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