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非對面), 가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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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oro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5회 작성일 20-09-20 08:16본문
비대면(非對面)
가을 편지
노래란 나에게 무엇인가?
'계절의 감성을 자극하는 존재',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 가을엔 이렇게 쓰고 싶다.
고향길 길목을 지키는 코로나 때문에 제주도가 몸살이 났다.
가는 발걸음마다 코로나가 길을 막는다.
수십편의 가을 편지를 쓰며 때아닌 강변을 쏘다녔다.
강바람이 지난 자리에 코로나 부역자 내음이 물씬하다.
이 가을을 최양숙의 '가을 편지'로 연다.
이 허전한 불안이 이 가을만의 탓일까?
공포에 찌든 을씨년스런 잎들마저 계절의 감각을 잃었다.
코로나와 인간 부역자가 한통속이다.
이 '가을 편지'를 만든 사람들도 이제 기억의 저쪽으로 멀어진다.
졸수(卒壽)가 코앞인 高銀 선생은
둥그스름한 엉덩이가 또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 모르는 여자가 아름다워요
- 해매인 여자가 아름다워요
- 받아 주세요
고은의 절절한 시어(詩語)이다.
이 가을,
고은의 손가락이 탄다.
영미의 엉덩이도 붉게 물든다.
코로나 마스크도 덩달아 춤을 춘다.
속절없는 내 가을도 이렇게 무르익는다.
이 가을만은
더듬는 저 탐욕의 손도
칭얼대는저 엉덩이도
원망하고 싶지 않다.
가을 남자, 가을 여자,
모두가 이 코로나 가을 속으로 간다.
이 가을엔, 비대면 편지를 쓰고 싶소.
이 가을엔, 비대면 시를 쓰고 싶소.
외로운 여자여,
모르는 여자여,
해매인 여자여,
제발 받아 주세요.
이 가을도 금방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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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corona님의 댓글
coron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래 sundol 선생의 가을 편지를 보고 나도 가을 편지를 쓴다.
수신자 없는 비대면 가을 편지이다.
딱딱한 키보드를 더듬는 손가락이 탄다.
앙탈 부리는 엉덩이는 언감생심,
이 가을엔 낙엽같이 푸석한 엉덩이가 부럽다.
아이고 씨부럴,
내 엉덩이를 내가 만지고 자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