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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살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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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65회 작성일 21-04-02 08:39

본문

화살 노래 / 문정희


이 말을 할 때면 언제나
조금 울게 된다
너는 이제 물보다도 불보다도
기실은 돈보다도 더 많이
말(言)을 사용하며 살게 되리라
그러므로 말을 많이 모아야 한다
그리고 잘 쓰고 가야한다

하지만 말은 칼에 비유하지 않고
화살에 비유한단다
한 번 쓰고 나면 어딘가에 박혀
다시는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날카롭고 무성한 화살숲 속에
살아있는 생명, 심장 한 가운데 박혀
오소소 퍼져가는 독 혹은 불꽃
새 경전(經傳)의 첫 장처럼
새 말로 시작하는 사랑을 보면
목젖을 떨며 조금 울게 된다

너는 이제 물보다도 불보다도
돈보다도 더 많이
말을 사용하다 가리라
말이 제일 큰 재산이니까
이 말을 할 때면 정말
조금 울게 된다



 


1969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된 이후,

현대문학상과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을 수상.
시집으로 <새떼>, <혼자 무너지는 종소리>,
<찔레>, <아우내의 새>, <하늘보다 먼 곳에 매인 그네>,
<별이 뜨면 슬픔도 향기롭다> 등과 詩劇 <구운몽>,
<도미> 및 수필집 <당당한 여자> 등.



<감상 & 생각>

 

문정희 시인의 詩들은 편안하다.
그리고, 잘 읽힌다.

요즘의 까탈스런 시들에서 흔히 보이는,
비판적 탐색이나 수수께끼를 닮은 상징 같은 것도
그녀의 시에선 별로 눈에 띄이지 않는다.

그런 일상적日常的 자연스러움으로...
독자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는 것도 시인의 시가 지닌
미덕이라면 美德이겠다.

시, '화살 노래'에서도 그 같은 자연스러운 설득은
시를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실상, 우리들은 살아가며 얼마나 많은 말들을 뱉아내는가.
그 말들은 때로 남의 가슴에 혹은, 되돌아 오는 부메랑이
되어 내 가슴에 박힌다.
마치 화살처럼...

우리들의 혀는 언제나 마음보다 솔직하기에, 그렇게
성급한 말(言)들을 날카롭게 쏘아대는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들의 삶은 그런 설익은 말로써 온통
도배를 했다 해도 과언過言은 아니리라.

이때껏의 삶에 있어, 진정으로...
내 영혼의 심장을 담은 말을 단 한 번이라도 하긴 했던 것인가.
그 질문 앞에서 나는 또 어떤 말을 할 것인가.
문득, 밤보다 더 깜깜해지는 나는 비로소 울먹하니
아무런 할 말이 없다.

시인의 詩에 기대어 잠시, 쉬고 싶어진다. 



                                                                                 -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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