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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달 / 지천명

겨울날 달을 읽고
쓰고 다시 지우며
어름 한조각 같았던
달을 비대면 딥접촉으로
만져 보았다

그런데 달은
밤은 밤대로 징징
거렸고 낮은
낮대로 징징 거렸다

그래서 그 울림이
징 처럼 깊숙하여
그 무게가
덤프트럭 뒷 꽁무니
같았다
파아란 먼지들은
너무 깊어서
깊은 우물 같았다
죽을때까지 바깥구경은
못 할것 같아
낮이고 밤이고
두레박만을 기다리는
하늘 바라기
검은 바퀴들 같았다

그리고
겨울이 너무 깊어져
달은 하늘에서
꽁꽁 얼어 버린채로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그 것은 순리와 같은
계약기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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