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후 공원에서 > 자유게시판

백신 접종 후 삼일 만에 새로운 정성으로

보다 따스하고 화려한 분위기 감지되는

주변 공원 산책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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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빨간 꽃들 고개 들어 인사하고

몇몇 까치 녀석들 반가이 뛰며 조잘댄다

이다지도 신선하고 맑은 세상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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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삼 년 흐른 듯 기억 아련하고

낯선 모습인 양 수없이 고개 돌리며

맘껏 수다 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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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이 백신 맞은 건지 내가 그런 건지

잠시 정신 혼미하고 아찔해서

그만 벤치에 털썩 앉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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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동경하며 체념했던 시간 있었지

서서히 퇴색하는 신체 이곳저곳

약해지는 정신력에 살겠다고 백신은

어찌 맞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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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시간 연기와 같다고 했던가

그러면 천상의 시간 대기하고 있을까

백신 한번 맞고 생각 바뀔 수 있다면

앞으로 수십 번 맞음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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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하늘 높이 파랗게 나는 저 새

백신 접종 생각해 본 적 있을까

그저 아무 근심 없는 귀물일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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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고 무심코 나선 공원에서

내 주절거림 꾸역꾸역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