宋月珠 스님 入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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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세간(世間·속세)을 떠나 있지 않다”… 불교 대사회운동 헌신
법랍 67세…올 폐렴 입원치료
26일 김제의 금산사서 영결식
1980년 신군부‘10·27 법난’때
강제연행… 원장직 물러나기도
경실련 등 시민단체 운동 참여
탄허·청담·성철과도 깊은 인연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번 지내고 불교 대사회 운동에 힘썼던 송월주(宋月珠) 스님이 22일 열반했다.
법랍 67세, 세수 87세.
조계종에 따르면 월주 스님은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자신이 조실(祖室)로 있는 전북 김제의 금산사에서 입적했다.
고인은 올해 폐렴 등으로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새벽 금산사로 자리를 옮겨 시간을 보낸 후 세상을 떠났다.
월주 스님 제자인 현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맏상좌 도영 스님, 동국대 이사장 성우 스님,
조계종 전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 등이 마지막 순간을 지켜봤다.
스님은 160㎝가 조금 넘는 단구였으나 거인의 삶을 살았다는 평을 듣는다.
1954년 속리산 법주사에서 금오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월주 스님은 1961년 26세 때 금산사 주지가 됐다.
본사 주지로는 최연소 기록으로 남아 있다.
스님은 1950∼1960년대 비구와 대처승의 대립했던 시기에 불교정화운동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교계 실천 운동의 앞장에 줄곧 서 있었다. 정치 폭압에 의한 불교계 최대 수난인 1980년 10·27 법난(法難) 때에는
종단 행정의 책임자인 총무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당시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강제연행된 스님은
신군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23일간 조사를 받은 뒤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1994년 종단 개혁 때 총무원장을 다시 맡았다.
종권 갈등의 한 축으로 비판받으며 1998년 총무원장 선거에서 3선 여부를 둘러싼 시비가 벌어지자 후보를 사퇴했다.
이후 스님은 ‘깨달음의 사회화’를 표방하며 이웃, 사회와 나누는 운동에 나섰다.
2000년대 들어 스님은 고 김수환 추기경, 강원용 목사 등과 함께 종교인의 화합과 사회적 나눔 활동을 함께 펼쳤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와 공명선거실천시민연합 상임 공동대표, 실업극복국민운동본부 공동위원장을 지냈고
2004년부터 지구촌공생회 대표로 활동의 영역을 지구촌으로 넓혔다.
스님은 ‘불법은 세간(世間·속세)에 있고 깨달음은 세간을 떠나 있지 않으니,
세간을 떠나 깨달음을 구하면 그것은 마치 토끼 뿔을 구함과 같다”는 법어를 즐겨 읊었다.
깨달음을 찾아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갈 수도 있었겠으나 세상에서 토끼의 뿔을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불교계에서 은사인 금오 스님을 비롯해 불교계 큰 봉우리였던 탄허, 청담, 성철 스님과 깊은 인연을 맺었다.
속계에서는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최고 권력자를 비롯해
소설가 조정래, 국악인 안숙선 씨 등과 이념과 분야를 만나 대화를 나눈 사이였다.
국민훈장 무궁화장과 모란장을 수훈하고 만해대상, 대원상, 조계종 포교대상 등을 수상했다.
장례는 5일간 금산사에서 조계종 종단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과 다비식은 26일에 있을 예정이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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