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회 작성일 21-10-20 15:36

본문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 이기와


 

오랜 풍화에 시달려 속살이 벌겋게 드러난
이 정상의 등짝을 보기 위해
마른 산이 내지르는 따가운 침묵 소리를 듣기 위해
텅 빈 시간의 밑바닥에서부터
넝쿨처럼 기어 올라왔던가
가슴이 붕괴된 벼랑 끝에 매달려
벼랑보다 더 아슬하게 살아가는
저 비탈진 나무들의 뒤꿈치를 보기 위해,
추레한 흔적만 가지 위에 어지럽혀 놓고
어디론가 망명하는 뜨내기 새떼들의
시린 등을 마중하기 위해
칼슘 빠진 기억의 뼈들을 곧추세워 올라왔던가
길 아래로 흐르는 길들을 버리고
한사코 수직으로 깍아지른 절벽을 타고 오르려는
이건 대체 무엇에 대한 집착이란 말인가?
막상 올라와보면
어제의 사진들처럼 허름한 몰골들뿐인데
지상에서 올려다보던 부러운 우상들은
이미 하산하고 없는데
한낱 허공의 이름과 맞닿은 봉우리들중 하나
너는 나를, 나는 너를 정복하기 위해
발밑 저 무구한 길들의 가슴팍을 흠집내며
다투어 기어 올라왔던가



 

3f2098f969e318fdb2ef6970b26f4bfe_1634711680_9.jpg 


詩人 이기와 (本名 이경옥)


1995 행원 문학상 受賞
1997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01 문예진흥원 창작지원금 수혜
詩集, 『바람난 세상과의 블루스 』『천마가 날아간 하늘 』
『시가 있는 풍경 』『그녀들 비탈에 서다 』等



------------------------------


<감상 & 생각>

입산한 내가 하산한 너에게...

아, <' 나 ' 라는 견고한 어둠>을 뚫고
힘겹게 만나는 <먼 빛> 같은 느낌의
詩 한 편이다

'나'라는 벽(壁) 속의 세계로 부터
끊임없이 탈출하고자 하는 심리가
독백[Monologue]의 어조(語調)로
잘 표현되고 있는 느낌

이런 내재심리(內在心理)는 어쩌면,
우리 모두의 내면에 깊숙이 간직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를 벗어나, 새로운 <나 = 너>를
찾는 그 더듬이의 지리한 모색(摸索)은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 모두의 삶에 깃든 공통분모로써의
대립항(對立項)이 아닐지?

다만, 詩에서 말해지는 것처럼
설정되는 <나의 기준>이란 게
흘러가는 세월과 함께 늘 <현재의 나>를 앞질러 가고
있는 <미래의 나 = 너>라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지만

시인 자신도 그런 자신의 모습을
설의법(設疑法)을 동원해서
詩를 맺고 있는데

입산과 하산이란 시적 설정(設定)을 통하여,
시인 자신의 현실내지 어둠을 때로는 자조(自嘲)하듯이,
때로는 처연(凄然)하게, 정밀한 언어로 형상화 하고 있음이
돋보이는 詩 한 편이다

그나저나, 시인은 잘 지내고 있는 건지..

이민 가던 해, 佳人 시인과 함께 김포에서
인사를 나눈지도 어언 19년이 넘어간다

아무튼..

언제, 어디서나 무사하고 튼튼하시길


                                                          
- 선돌,


Appassionata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679건 153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079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4-18
1078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4-18
1077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 07-29
1076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8-21
1075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0-24
107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6-27
107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1-02
107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2-20
107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12-25
107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2 02-01
106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2-24
10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 04-29
10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3 03-01
106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2 12-03
1065 大元 蔡鴻政.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1 08-21
1064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5-18
1063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5-20
106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1 11-18
10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12-02
106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12-15
105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1-21
105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1-22
105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0 04-10
1056
나의 조국 댓글+ 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 1 05-21
1055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8-20
1054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9-14
1053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0-24
1052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1-21
1051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1 08-29
1050 김상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3-04
열람중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10-20
104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1-15
10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2-18
10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3-18
10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1 12-24
10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3 03-07
10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1 11-07
1042 하은파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3-23
1041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5-08
1040 andres00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9-18
1039 sundol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8-28
103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1 03-18
103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1 03-12
103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0 04-04
1035 베르사유의장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19
1034 피플멘66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10-02
103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1-01
103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4-21
103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05-01
103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1 05-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