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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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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2회 작성일 21-12-08 07:36

본문





 

서정주 시집 『질마재신화』(1975)의 맨 첫장에 실린 시 <신부>



 

新婦는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겨우 귀밑머리만 풀리운 채 신랑하고
첫날 밤을 아직 앉아 있었는데, 新郞이 그만 오줌이 급해져서 냉큼 일어나
달려가는 바람에 옷자락이 문 돌쩌귀에 걸렸습니다. 그것을 新郞은 생각이
또 급해서 제 新婦가 음탕해서 그 새를 못참아서 뒤에서 손으로 잡아다니는 거라고
그렇게만 알곤 뒤도 안돌아보고 나가 버렸습니다. 문 돌쩌귀에 걸린 옷자락이
찢어진 채로 오줌 누곤 못쓰겠다며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러고나서 40년인가 50년인가 지나간 뒤에 뜻밖에 딴 볼 일이 생겨
이 新婦네집 옆을 지나가다가 그래도 잠시 궁금해서 新婦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新婦는 귀밑머리만 풀린 첫날밤 모양 그대로 초록저고리 다홍치마로
아직도 고스란히 앉아 있었습니다.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그 어깨를 가서
어루만지니 그때서야 매운 재가 되어 폭삭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내려 앉아 버렸습니다.





시인(徐廷柱 1915∼2000)


는 미당(未堂). 1936년 중앙불교전문학교를 졸업하고,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이 당선되어 등단.
그 뒤 김광균(金光均)· 김달진(金達鎭)· 김동리(金東里) 등과
동인지 《시인부락》을 발간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함.
첫 시집 《화사집》에서 인간의 원죄의식과 전율· 통곡· 형벌·
비원(悲願) 등 운명적 업고業苦를 시화詩化하였는데, <문둥이> <자화상>
<화사(花蛇)> 등이 대표작품이다. 이어 <만주에서> <살구꽃 필 때>
<민들레꽃> <귀촉도(歸蜀道)>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고,
제2시집 《귀촉도》를 간행하였다.
이 시기부터는 초기 원죄적 형벌과 방황에서 벗어나 동양사상으로
접근하여 화해和解를 주제로 삼았다.
1956년 간행된 《서정주시선》에서는 <풀리는 한강가에서>
<상리과원(上里果園)> 등 한민족의 전통적 한과 자연의 화해를 읊었고,
<학><기도> 등에서는 원숙한 자기 통찰과 달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달관적인 세계는 《신라초(新羅抄)》에 이르러 새로운 질서로
확립되었고 1968년에 나온 시집 《동천(冬天)》에서는 불교의 상징세계에
대한 관심이 엿보인다.



<감상 & 생각>

미당未堂 서정주 시인을 대표하는, 산문시 중에 하나이지요.

신랑의 사소한 오해로 인해서 버림을 받은 신부의 한恨이
만들어 내는 망부상望夫像이 인상적인 시입니다.

한 마음으로 지아비를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은
현세現世의 차원을 넘어, 그 어떤 영원한 영적靈的 존재로서의
맑은 아름다움을 그려냅니다.

未堂의 시에서 느껴지는 토속적土俗的 분위기와 더불어,
신화神話적 매력도 간직하고 있는 시 한 편이구요.

요즘처럼, 가벼운 부박浮薄한 사랑이 넘쳐 흐르는 시대에
영육靈肉이 함께 하는 지순至純한 일편단심이 우리들로 하여금
그 어떤 숙연肅然함과 함께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네요.

초록 재와 다홍 재로 남은 신부新婦의 모습...

그것은 그렇게 그리던,
신랑에 대한 원망(초록 재)과 다홍 재(그리움)이
한데 어우러진 지고지순한 여인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 선돌,



Fade out - 강은일 (奚琴)

 

 

 

<사족>

 

미당에 대한 친일행각. 전두환 군사정권에 고개숙임 및 찬양 등

근자에 많은 논란이 있으나,

시인의 시세계에 대한 폄하까지는 말할 건 아니란 생각

 

늘, 말하는 거지만..

 

시는 詩 이상도 詩 이하도 詩 이외의 다른 아무 것도 아닌,

詩 그 자체로 그 예술성을 평가받아야 한다는 생각

 

미당에 의해 추천을 받아 문단에 명함을 내밀었던 고은 시인이

미당의 작고 후에 그를 통렬히 비판했던 걸 기억한다

 

그랬던 고은은 그 자신, 얼마나 깨끗한 삶을 살았던가

 

누가 뭐래도, 시는 시인의 意識의 산물인 것

 

특히, 미당은 우리 고유의 가락을 속살로 지닌 詩語를

일구었다는 점에서 한국 시문학사에서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는 게

선돌의 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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