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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사랑하라 - 시몬느 베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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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회 작성일 22-06-19 10:22

본문


Simone Adolphine Weil,

1909년 2월 3일 - 1943년 8월 24일



그럼에도 사랑하라

                                                        - 시몬느 베이유




사랑은 우리들이 비참하다는 표식이다. 신은 자신밖에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는 다른 것만을 사랑할 수 있을 뿐이다.

신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가 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신이 우리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동기가 없다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가?

이러한 우회 迂回가 없는 한, 인간은 자신을 사랑할 수가 없다.

내 눈을 가리고 두 손을 쇠사슬로 지팡이에 묶어 놓는다면

이 지팡이는 나를 주위의 것으로부터 분리시킨다고 할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지팡이 때문에 주위의 것을 더듬어 볼 수 있다.

내가 느끼는 것은 지팡이뿐이고 인지하는 것은 벽뿐이다.

피창조물들의 사랑하는 능력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초자연적인 사랑은 피조물만이 느낄 수 있고 신을 지향할 뿐이다.

신은 피조물만을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들도 그밖에 무엇을 사랑할 수 있는가?)

그러나 중개자로서 사랑한다.

이러한 명목으로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피조물을 동등하게 사랑하는 것이다.


남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한다는 것에는 대조적으로 자신을 남처럼 사랑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기쁨과 고통이 감사하는 마음을 똑같은 정도로 불러일으킨다면 신에 대한 사랑은 순수한 것이다.

행복한 사랑의 경우 사랑은 불행에 허덕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나누어 가지려는 것이다.

불행한 사람들의 경우 사랑은 사람이 기쁨 속에 있는 것을 알기만 해도 만족하고 그 기쁨을 나누어 갖거나 나누어 갖고 싶다고 바라지도 않는다.


플라톤의 관점에서는 육체적 사랑은 참된 사랑이 타락한 것이다. 인간의 순수한 사랑(부부가 서로 성실성을 지키는 것)은 타락의 정도가 낮은 것이다. 어리석기 그지없는 현대이기 때문에 <승화>라는 개념이 생긴 것이다.


페드르의 사랑은 힘을 행사하지도 않고 힘에 압도당하지도 않는다.

이야말로 보기 드물게 순수한 것이다.

칼자루를 잡든 칼날을 잡든 칼을 잡아 더럽혀지기는 마찬가지이며 다 똑같이 더럽혀지는 것이다. 사랑하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 금속의 차가움도 사랑을 빼앗아갈 수는 없겠지만 신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끼게 할 수는 있으리라. 초자연적인 사랑은 힘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뿐 아니라 힘의 냉정함, 쇠의 냉정함으로부터 영혼을 보호해 주지 못한다. 다만 이 세상에서의 인연 중에서 충분한 에네르기를 감추어 갖고 있는 것이 있다면 쇠의 냉정함으로부터 지켜 줄 수도 있으리라. 갑옷도 검과 마찬가지로 금속으로 되어 있다. 순수한 사랑만을 하고 있는 사람의 영혼은 살인에 의해서 얼어붙는다-가해자이든 피해자이든. 또 죽음에까지 이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폭력에 속하는 모든 것에 의해서도 그 사람의 영혼은 상처입지 않는 사랑을 열망한다면 신이 아닌 다른 것을 사랑해야 한다.

사랑에는 항상 멀리 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 그 한계를 넘으면 사랑은 증오로 변한다. 이 변화를 피하려고 하면 사랑은 다른 것이 되어야 한다.

인간들 사이에선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존재만을 완전히 인식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존재를 그대로 믿는 것이 사랑이다.


정신은 어떤 것의 존재를 믿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주관주의, 절대적 이상주의, 유아론, 회의론, 우파니샤드, 노장파 플라톤을 보아라, 이 모든 것은 순수해지기 위해서 이런 철학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존재와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은 받아들이는 것, 즉 사랑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움과 실재는 동일하다. 그럼므로 기쁨과 실재감도 동일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스스로 만들어 내려는 요구는 신을 모방하려는 요구이다.

그러나 그것은 가짜 신에게 기울어진다.

하늘 저쪽에 보이는 참형상에 따라서 그렇게 하지 않는 한......

피조물에의 순수한 사랑, 신에 대한 사랑은 아니지만 마치 불 속을 지나가듯 신을 지나가는 사랑. 피조물에서 완전히 이탈하여 신에 이르고 거기서 신의 창조적인 사랑과 결합하고 다시 내려오는 사랑.

이렇게 해서 사랑을 분열시키는, 두 개의 정반대되는 것이 서로 합쳐진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과 그 사람을 재창조하는 것이다.


피조물에 대한 상상적 사랑. 인간은 어떠한 집착의 대상에도 한 가닥 줄에 의해서 얽매어 있다.

그리고 그 줄은 언제 끊어질지 모른다. 사람은 또 상상적인 신에 줄로 묶여져 있다.

그러한 신에 대한 사랑도 집착이다. 그러나 실재하는 신에는 연결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끊어질지도 모를 줄도 없다. 신은 우리들 내부에 들어온다.

신만이 우리의 내면을 들어올 수 있다. 다른 모든 것은 밖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것에 대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그 자체나 또는 우리가 이동할 때

끈에 나타나는 그 팽팽한 정도나 방향의 변화뿐이다.


사랑에는 실체가 필요하다.

육체라는 가상을 통해서 상상적인 존재를 사랑하고 있다가, 어느날 그것을 깨닫는다면

그보다 더 비참한 일이 있을까? 죽음보다 더 무서운 것이다.

왜냐하면 죽음조차도 사랑하는 사람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바꿔놓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상에 의해 사랑을 키워 놓은 죄에 대한 벌이다.


예술 작품은 다만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들의 힘을 북돋아 주는 것이지만

그러한 예술 작품이 주는 위안과는 다른 위안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것(또는 주기를 원하는 것)은 비열한 짓이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은 서로 이렇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더욱 구체화하고 항상 마음의 눈에 선명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의 눈에 선명하게 보인다 하더라도 사고思考의 원천이 되기 위해서이고 사고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해받기를 열망하는 기분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며,

결국 남을 위해서 존재하고자 하는 소원에서 생긴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무리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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