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이 된다는 희망은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풀이 된다는 희망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8회 작성일 22-12-15 06:08

본문

풀이 된다는 희망은 / 허순위 마른 스펀지 같은 이곳에 뿌리 내렸다는 것인가. 작은 순간조차 풀꽃을 향해 포복해 가겠다는 그것, 좋은 소식인가. 흔들리고 밟히고 꿈틀거리는 가축의 밥도 못되면서 긴 손가락과 찢어진 살 바람에 푸들거리면서 더러는 시도 잊고 살 일이다. 우연히 감는 눈까풀 위에 황초는 스멀스멀 유혹의 혀 낼름거리지만 묘지의 꽃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실신한 듯 견디며 듣는 저 투명한 종소리 이제 두려움이 없고 길 없는 하얀 꿈이 쓰러지는 낯선 곳에서 듣다니! 여기서 길 되찾기란 없다. 풀이 된다는 희망은 부탁이다, 나는 부디 치욕스러워 몸으로부터 오는 나의 삶을 믿지 말자는 쓰러지며 가슴에 핀 파르스름한 결심이다.



1984년 <현대시학>에 산백일홍 등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 시작 1990년 무크지 <90년대 시>에 <그 길은 푸른 발자국만 뜯어 먹는다>로 등단 1992년 첫 시집 말라가는 희망 (고려원) 1999년 포도인 아이 (들꽃) 2005년 소금집에 가고 싶다 (들꽃) --------------------------- <감상 & 생각> 때로는, 유한有限한 삶이란 게 참 맹랑하다고 느껴진다 고작, 70 ~ 80년 정도 살다 가는 人生 (요즘은 100세를 말하기도 한다지만 그것도 삶의 質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병의 기간이나 검버섯 피어나는 노년기를 제외한다면 실상, 삶다운 것으로 남는 것도 별로 없겠다) 아무튼, 그 유한한 기간을 아둥바둥 살아가면서 희망이 활짝 피어나는 야릇한 꿈 하나, 값비싼 부적처럼 간직하고 平生을 두고 허덕이는 이 마땅치 않은 형식을 생각하자면 정말 그러하단 거 그리고 보니, 오직 꿈에서만 찬란했던 희망은 생애 최초로 짠 ! 하며 요란하게 등장했던 때로부터 꾸준히 말라만 가고 한 번도 살찐 적은 없었던 거 같다 또한, 이 너덜거리는 육신을 지탱하는 삶이란 건 정말로 질기고 완강한 形式이어서 그 누구인들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건 깨달음을 입에 달고 사는 수행자들도 육신의 몸으로 사는 동안은 예외가 아니고 심지어, 30대에 이미 완전한 각자覺者가 된 부처도 그의 老年에 등이 몹시 아파 눕고 싶다고 그의 제자 수보리에게 하소연 했다) 육신이야말로 삶의 가장 현실적인 담보이지만, 동시에 우리는 그것(육체) 때문에 속절없이 죽어가야 하는 존재이기도 하니까...... 하여, 시인은 차라리 몸으로 부터 오는 삶을 믿지 말자는 결심을 하나 보다 희망의 부피만큼 온전히 빠져나간 파르스름한 결심은 시인으로 하여금 숙명에 아랑곳 하지 않고 참을성 있게 피어있는, 풀 한 포기가 되려고 한다 그렇게, 풀이 된다는 희망을 품게 되나 보다 헛되이 지녔던 공소空疎한 희망을 지나쳐 온통 결핍으로만 똘똘 뭉친 것들을 비로소 자신의 존재로 극명하게 받아들이는 아픔이 있지만, 동시에 모든 상실을 초월하고자 하는 눈물겨운 선언이기도 하다 - 희선,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586건 1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8 2 05-15
8585
댓글+ 1
kur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 06-16
8584
아마겟돈 댓글+ 1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 0 06-15
858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 06-10
8582 이재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1 06-09
858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 0 06-07
8580
눈 /DonDon 댓글+ 1
DonDo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 06-04
857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 0 06-05
8578
굿데이~ 댓글+ 1
Viv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 05-29
8577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 05-20
8576
시골 댓글+ 1
Ohpelia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5-19
8575 Vivia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 05-18
8574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0 05-17
8573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 0 02-16
8572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 0 02-15
8571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2-14
8570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2-13
8569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3 0 02-12
8568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2-11
8567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 0 02-09
8566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1-19
8565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11-20
8564 남궁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11-19
856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4-27
8562
3월 댓글+ 1
준모준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 04-18
8561
안녕하세요 댓글+ 1
강사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 04-17
8560 준양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3-28
8559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3-31
855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3-23
855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3-20
855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0 03-18
855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 0 03-18
8554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 03-16
855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 03-16
8552
고무나무 댓글+ 1
mik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 03-12
8551 mik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1 03-11
8550
휘파람 댓글+ 1
mik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1 03-10
8549
그녀의 남자 댓글+ 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3-03
854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 02-27
8547 ss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2-27
8546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2-26
8545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2-10
8544 07Ktmik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2-08
8543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2-07
8542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2-03
8541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02-03
8540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 01-31
8539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01-16
8538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1-16
8537 김용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1-14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