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61회 작성일 23-03-25 09:11

본문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발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 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 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853ae421fd9dd8266ff1bd4ca0846cdd_1615192424_84.jpg

李盛夫 시인 (1942 ~ 2012)


---------------------------

<감상 & 생각>

봄이란 무엇인가?

그건 겨우내 움추렸던 뭇생명들에게 청신한 새 삶을 돋게 하는,
공여자(供與者)인 것을

하여, 시인은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라고
봄을 의인화 하고 있는지도


1942년 광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광주고로 진학해
김현승 시인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인
1960년 <전남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경희대 국문과에 들어간 그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62년에 <현대문학>에 3회에 걸쳐 추천됐고
67년에는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우리들의 양식>이 당선하면서
등단 절차를 마무리했다
같은 해 그는 한국일보사 기자로 입사한 뒤
첫 시집 <이성부 시집>을 펴내며
74년에는 두 번째 시집 <우리들의 양식>을 내놓는다

 
이해에는 또 시국에 관한 문학인 101인 선언에 서명하면서
진보적 문인 단체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한국작가회의의 전신)
창립에 참여하기도 했다

초기 이성부의 시는 농민과 노동자 등 민중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고향 전라도와 백제 사람들이 겪은 차별과 한을
노래하는 데에 주력한다


“목에 흰 수건을 두른 저 거리의 일꾼들/ 담배를 피워 물고 뿔뿔이 헤어지는/
저 떨리는 민주의 일부, 시민의 일부./ 우리들은 모두 저렇게 어디론가 떨어져 간다.”
(<우리들의 양식> 끝부분)

“아침 노을의 아들이여 전라도여/ 그대 이마 위에 패인 흉터, 파묻힌 어둠/ 커다란 잠의,
끝남이 나를 부르고/ 죽이고, 다시 태어나게 한다.”(<전라도 2> 첫 연)

시인은 77년 세 번째 시집 <백제행>에 이어 81년 네 번째 시집 <전야>를 내놓는데,
그사이 80년 5월 고향 광주에서 벌어진 학살에 커다란 충격을 받고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한다

“나는 싸우지도 않았고 피흘리지도 않았다./(…)/ 비겁하게도 나는 살아남아서/
불을 밝힐 수가 없었다. 화살이 되지도 못했다./ 고향이 꿈틀거리고 있었을 때,/
고향이 무너지고 있었을 때,/ 아니 고향이 새로 태어나고 있었을 때,/
나는 아무것도 손쓸 수가 없었다.”(<유배 시집 5> 부분)

광주의 충격과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가 택한 것이 山行이었다
그는 89년에 낸 다섯 번째 시집 <빈 산 뒤에 두고>에서부터 시작해 <야간산행> <지리산>
<도둑 산길> 등 산행을 소재로 삼은 일련의 詩集을 내놓았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봄>) 봄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시인은 눈 부비며 다가서는 2012년 봄 앞에서 영원한 휴식에 들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봄> 앞부분)

 
------------------------------------------------------------


아, 힘겹게 남아있는 나의 짧은 시간에 
봄은 또 어떤 모습으로 내 앞에 다가설까..


                                                                                        - 희선,



봄이다 - 정민아

추천3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웃고 있어도
그 웃음이 진정성이 있는지
가끔은 의심스러울 때가 있지요.

결코, 진정성이 없는 봄의 포근함!

Total 8,653건 3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553 돌바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3 02-14
855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 3 02-14
855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3 03-17
855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3 03-28
854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3 03-30
854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3 04-12
854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3 04-27
854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3 04-23
854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3 05-03
854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3 06-06
854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 3 10-05
854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3 07-11
854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3 07-12
854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3 3 10-03
853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3 10-17
8538 돌바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3 10-01
853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8 3 12-22
853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3 12-24
853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3 12-26
853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3 12-27
853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3 12-29
853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3 02-24
853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3 02-28
853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3 03-01
8529
水月觀音圖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3 02-27
8528
관자재 소묘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3 03-05
852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3 03-07
8526 ss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3 03-14
852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3 03-17
8524
벚꽃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3 03-18
8523
댓글+ 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3 03-19
8522
봄, 본제입납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3 03-21
8521
수염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3 03-22
열람중
댓글+ 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 3 03-25
851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3 03-26
851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3 03-27
8517 ss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3 03-29
851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3 03-29
851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 3 03-30
8514
日蝕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3 03-31
851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3 04-01
851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3 04-05
851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3 04-12
851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3 04-16
850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3 05-02
8508
颱風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3 05-04
850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3 11-09
850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3 11-11
850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3 11-15
850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3 11-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