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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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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7회 작성일 23-03-3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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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돌 / 나희덕 움켜쥐고 살아온 손바닥을 가만히 내려놓고 펴 보는 날 있네 지나온 강물처럼 손금을 들여다보는 그런 날 있네 그러면 내 스무 살 때 쥐어진 돌 하나 어디로도 굴러가지 못하고 아직 그 안에 남아 있는 걸 보네 가투 장소가 적힌 쪽지를 처음 받아들던 날 그건 종이가 아니라 뜨거운 돌이었네 누구에게도 그 돌 끝내 던지지 못했네 한번도 뜨겁게 끌어안지 못한 이십대 火傷마저 늙어가기 시작한 삼십대 던지지 못한 그 돌 오래된 질문처럼 내 손에 박혀 있네 그 돌을 손에 쥔 채 세상과 손잡고 살았네 그 돌을 손에 쥔 채 글을 쓰기도 했네 문장은 자꾸 걸려 넘어졌지만 그 뜨거움 벗어나기 위해 글을 쓰던 밤 있었네 만일 그 돌을 던졌다면, 누군가에게, 그랬다면 삶이 좀더 가벼울 수 있었을까 오히려 그 뜨거움이 온기가 되어 나를 품어 준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하네 오래된 질문처럼 남아 있는 돌 하나 대답도 할 수 없는데 그 돌 식어 가네 단 한 번도 흘러 넘치지 못한 화산의 용암처럼 식어 가는 돌 아직 내 손에 있네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시론집『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반통의 물』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감상, 그리고 한 생각>



                    나희덕 시인의 시편들에선 대체적으로 외부세계의 다채로운 변화보다는
                    깊이 있는 내면의 탐색探索을 선호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면에서 시인을 일컬어 전형적인 여류시인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詩를 말함에 있어 그 무슨 여류女流와 남류男流가 있단 말인가.

                    도대체, 그 여류시인이란 <타이틀>부터가 마음에 안 든다.
                    시 바닥에 있어서도, 은근히 자리잡고 있는...
                    소위 이른바 남성우월주의란 게 슬쩍하니 만들어낸 말임에
                    십중팔구 틀림 없을 것이다.

                    좋은 시를 감상하며, 엉뚱한 말이 앞섰다.

                    시에서 말해지는, '뜨거운 돌'은
                    단순하게 말하자면 삶에 관한 <정의로운 열정>일 수 있겠고...
                    좀 더 시적인 면에서 시인의 내면에 접근해 보자면,
                    글을 쓰게하는 <근원적인 힘>이 된것도 같다.

                    우리 누구나, 한창 꽃다운 나이에는
                    삶에 있어 (理想으로서의)절정絶頂을 지향하는
                    뜨거운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가투街鬪 장소가 적힌 쪽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뜨거운 돌이었던 것을.
                    (나에게도 대학 시절의 뜨거웠던 돌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의 삶이란 게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언젠가는 흘러간 세월과 함께 현실생활에서 속절없이
                    마모磨耗된 이상理想의 빛바랜 모습을 슬픔처럼 발견하게 마련인 것을.

                    시인은 그렇게 식어가는 열정(혹은 理想)이 못내, 측은하고
                    안타까웠음일까.

                    아직까지도 시인에게 있어서는 오랜 질문이고,
                    시인 자신을 한 번도 흘러 넘치지 못한 채...
                    식어가는 용암 같은 돌일망정,
                    그것을 차마 손에서 놓을 수 없음은.

                    시 끝에 남겨지는, 여운餘韻이 깊다.

                    현실의 억압과 절망을 호소하면서도,
                    그 어떤 과격한 목소리도 배제排除한 채 시인 특유의 서정성으로써
                    아픈 심회心懷마저 가슴으로 뜨겁게 끌어안는 시적인 아름다움이
                    마치, 영혼이 흘린 한 방울의 깨끗한 눈물 같지 아니한가.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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