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36회 작성일 23-03-31 08:06본문
|
-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 「뿌리에게」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뿌리에게』『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그곳이 멀지 않다』『어두워진다는 것』
『사라진 손바닥』 시론집『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 산문집『반통의 물』 등이 있다.
김수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감상, 그리고 한 생각>
나희덕 시인의 시편들에선 대체적으로 외부세계의 다채로운 변화보다는
깊이 있는 내면의 탐색探索을 선호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이런 면에서 시인을 일컬어 전형적인 여류시인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詩를 말함에 있어 그 무슨 여류女流와 남류男流가 있단 말인가.
도대체, 그 여류시인이란 <타이틀>부터가 마음에 안 든다.
시 바닥에 있어서도, 은근히 자리잡고 있는...
소위 이른바 남성우월주의란 게 슬쩍하니 만들어낸 말임에
십중팔구 틀림 없을 것이다.
좋은 시를 감상하며, 엉뚱한 말이 앞섰다.
시에서 말해지는, '뜨거운 돌'은
단순하게 말하자면 삶에 관한 <정의로운 열정>일 수 있겠고...
좀 더 시적인 면에서 시인의 내면에 접근해 보자면,
글을 쓰게하는 <근원적인 힘>이 된것도 같다.
우리 누구나, 한창 꽃다운 나이에는
삶에 있어 (理想으로서의)절정絶頂을 지향하는
뜨거운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가투街鬪 장소가 적힌 쪽지는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뜨거운 돌이었던 것을.
(나에게도 대학 시절의 뜨거웠던 돌의 기억이 있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의 삶이란 게 어디 그리 만만하던가.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 언젠가는 흘러간 세월과 함께 현실생활에서 속절없이
마모磨耗된 이상理想의 빛바랜 모습을 슬픔처럼 발견하게 마련인 것을.
시인은 그렇게 식어가는 열정(혹은 理想)이 못내, 측은하고
안타까웠음일까.
아직까지도 시인에게 있어서는 오랜 질문이고,
시인 자신을 한 번도 흘러 넘치지 못한 채...
식어가는 용암 같은 돌일망정,
그것을 차마 손에서 놓을 수 없음은.
시 끝에 남겨지는, 여운餘韻이 깊다.
현실의 억압과 절망을 호소하면서도,
그 어떤 과격한 목소리도 배제排除한 채 시인 특유의 서정성으로써
아픈 심회心懷마저 가슴으로 뜨겁게 끌어안는 시적인 아름다움이
마치, 영혼이 흘린 한 방울의 깨끗한 눈물 같지 아니한가.
- 희선,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희덕 시인님의 시는
마음을 뜨겁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