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기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자유게시판

  • HOME
  • 시마을 광장
  • 자유게시판

(운영자 : 정민기)

 

 자작시, 음악, 영상등은 전문게시판이 따로 있으니 게시판 성격에 맞게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게시물에 대한 법적인 문제가 발생시 책임은 해당게시자에게 있습니다

(저작권 또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게시물로 인한 법적 분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광고, 타인에 대한 비방, 욕설, 특정종교나 정치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게시물은 1인당 하루 두 편으로 제한 합니다


겨울나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5회 작성일 23-11-25 08:07

본문

겨울나기


겨울의 추위에도 얼지 않을 한 마음을 생각해 보면,
나에겐 속죄(贖罪)해야 할 명백한 옹졸함이 있다
언제나 고집하는 낡은 수법의 신상명세(身上明細)를 바라본다
때로, 그것은 맥 빠진 자동인형(自動人形)을 연상케 한다

남루한 혈관 속에서 영혼을 황폐케 하는,
신경을 부식(腐蝕)케 하는,
그래서 나이 먹은 분별(分別)로도
어쩔 수 없는 이 공소(空疎)한 피를
모조리 흘려 버려야 할 것을

좀 더 진지하고 무서운 생명이 그립다
날지 못하는 새에 있어 날개는 의미가 아니듯,
믿었던 정열도 기실, 서투른 기지(機智)의
얼룩진 모습에 불과한 것

결국, 산다는 것은 묵묵히 견디어 가는 것
그런 인내는 종말을 방관하는,
이 찰나(刹那)의 시대에도 신용카드처럼 유효하다
그러나, 현실에 순응(順應)하는 서러움이란
또 얼마나 헛헛한 영혼의 일인가
그렇게 몸서리치도록 안이한 속박이 두렵다

경사(傾斜)진 인간의 언덕을 굴러 내려가는
시간의 수레바퀴가 요란한 소리를 낸다
고요가 그립다
텅 빈 허공이 그립다
덧없이 쌓인 지난 가을의 낙엽이 추억을 만드는 동안,
잠시 그 낙엽이 되고 싶다
그래도 무심(無心)한 바람은 겨울이다

마음이 춥지 않은 자(者)들만 살아 남을 것이다

인간의 세상처럼 어두운 저녁에 눈이 내린다
지독한 북극(北極)을 향하여 사람들이 걷는다

나도 걷는다


                                                         - 안희선

 



White Frost


추천2

댓글목록

Total 8,649건 6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8399
백설부 단상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2 12-31
8398
마지막 평화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1 12-30
8397
말세의 징조 댓글+ 2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1 12-29
839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2 12-29
839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3 12-29
839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1 12-28
839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3 12-28
8392
연탄재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4 12-27
839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3 12-26
839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1 12-26
838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2 12-25
838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3 12-19
8387 김선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1 12-18
8386 김선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1 12-18
838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3 12-17
8384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12-17
838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3 12-17
838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2 12-16
838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1 12-16
8380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1 12-15
837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1 12-15
837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3 12-14
8377
기상 정보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1 12-14
837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2 12-13
8375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12-13
837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2 12-13
837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2 12-12
837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2 12-12
837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1 12-11
8370
동지 이야기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 1 12-11
836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 1 12-10
836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2 12-10
836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2 12-09
836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2 12-07
836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1 12-07
836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2 12-06
836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2 12-06
8362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1 12-05
836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1 12-05
8360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 0 12-03
8359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 2 12-03
8358 ssun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2 12-03
8357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12-02
8356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1 12-02
8355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 1 12-02
8354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2 11-26
835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2 11-25
열람중
겨울나기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2 11-25
835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 1 11-24
8350
굴뚝 그 연기 댓글+ 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2 11-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