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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밭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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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44회 작성일 24-04-26 04:13

본문

포도밭 경전 / 김종제 대부도 바닷가 언덕 위에 검붉은 경전이 펼쳐져있다 그 옛날, 최초의 말씀을 적어놓은 상형문자가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우리네 삶이란 황무지를 일구며 돌을 골라내고 씨 뿌리는 일이 아닌가 제멋대로 돋아난 풀을 뽑아내고 충만한 열매 어여 보고 싶어서 물 주는 일 아닌가 포도 한 송이 속에 햇살이나 바람이나 가득하여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생이 때때로 궁금하다고 키 낮은 포도밭으로 들어가 게송으로 되읽으면 무상한 생이 달콤할 것 같아 바닷가 언덕을 한참 거니는데 발 아래 펼쳐진 푸른 물밭에도 잘 익은 포도 같은 물고기를 숨겨놓았으리라 세상의 모든 밭은 경전이라서 목숨으로 얻어낸 말씀으로 포도밭이 가득하여 당신에게 귀의하겠다고 무릎을 끓는데 포도 한 송이가 머리를 툭 친다 12242.jpg 1993 ≪자유문학≫ 등단 시집으로 <흐린 날에는 비명을 지른다>, <바람의 고백>, <내 안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이여>, <따뜻한 속도 2011> 等 --------------------------------- <감상 & 생각> 바닷가 언덕 위 포도밭에서 만나는 생명의 경전(經典),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어머니 자연에 귀의(歸依)한다 한 폭의 풍경 속에서 머리를 툭 치는, 포도 한 송이 가히, 압권(壓卷)이다 깊은 산속 선방(禪房)에만 확연개오(確然開梧)가 있는 줄 알았는데 詩를 감상하니 사방 천지 세상의 모든 밭, 선방 아닌 곳이 없다

 

<시인에게 드리는 말씀>
대부도 바닷가 언덕 위에는 그런 포도밭이 있었군요.

우선, [ 검붉은 경전이 펼쳐져있다 ]이라는 行과 함께
[
최초의 말씀을 적어놓은 상형문자 ]라는 표현에
눈이 번쩍 뜨입니다.


참으로, 시의 초반부터 신선한 매력으로
독자를 매료魅了시킵니다.

연이어, 물 흐르는 듯 삶에 관한
자연스러운 진술은 자못, 人生을 아는
넉넉한 가슴의 토로吐露라는 생각도 들구요.

포도 한 송이 속에 가득한 햇살이나 바람(風)을 말함에,
그 탄탄한 서술적 형상력과 함축성이 짜릿한 느낌으로
가슴을 파고 드는데요.

[ 키 낮은 포도밭으로 들어가 게송偈頌으로
되읽으면
]에 이르러서는,
시적 공간이 그 어떤 선禪의 경지境地로 환하게 넓어지면서
어머니 자연이 펼쳐내는 생명의 경전經典 앞에 이르고.

話者는 이윽고, 경외로움으로 그 앞에 무릎을 꿇고
귀의歸依하는데...
머리를 툭 치는 포도 한 송이가 압권壓卷입니다.


좋은 시 덕분에...
어수선한 삶에 번거로웠던, 마음도 차분히 가라앉혀 봅니다.

                                                               - 안희선

추천1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profile_image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부도 바닷가 언덕 위에
검붉은 경전이 펼쳐져 있다"

'포도밭'을 '경전'이라고 표현한 느낌이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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