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라토리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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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타리의 끝자락에 섰다.
지금까지 나를 억누르고 제어하던 400제곱 미터의 거대한 울타리.
자, 학수하던 순간이다. 바라 마지 않던 순간이다.
언제나 이 울타리 너머의 저 가능성의 세계로 가고 싶어하지 않았던가.
아니, 나는 이 순간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옥죄인다는 생각이 아닌, 포근한 안락감이 들던 것은 언제부터인가.
울타리의 정교한 철 문의 자물쇠는 이미 풀어 헤쳐진지 오래이고,
조금만 밀어내도 열려 그 너머의 세상을 남김없이 내비칠 터인데.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우리는 그저 새장에 쌓여 성체가 될 때 까지 몸집만을 키워 온 타조에 불과하구나.
지금까지 나를 억누르고 제어하던 400제곱 미터의 거대한 울타리.
자, 학수하던 순간이다. 바라 마지 않던 순간이다.
언제나 이 울타리 너머의 저 가능성의 세계로 가고 싶어하지 않았던가.
아니, 나는 이 순간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옥죄인다는 생각이 아닌, 포근한 안락감이 들던 것은 언제부터인가.
울타리의 정교한 철 문의 자물쇠는 이미 풀어 헤쳐진지 오래이고,
조금만 밀어내도 열려 그 너머의 세상을 남김없이 내비칠 터인데.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았다.
우리는 그저 새장에 쌓여 성체가 될 때 까지 몸집만을 키워 온 타조에 불과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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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울타리의 끝자락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