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사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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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334회 작성일 15-11-11 00:31본문
잊고 사는 것들 / 지소영
하루 하루가
그리움도 잊은 채 흐릅니다
마음 안에서 치루던 싸움
휴전없이도
항복을 하고
잃고 싶지 않아도
떠난 그림자
잊기도 합니다
다시 만나자 언약 못해도
몸 안의 피는
다시 돌아 오는데
우리의 숨을
멎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잡히지 않을 때일까
닿지 않아서일까
잊고 사는 것들이 슬프게 합니다
슬픈 것은
잊혀지지 않는데도 말여요
걸음은 원하지 않아도
발길은 허락도 없이
가슴따라 걸으며
잊혀져 가는 것들과
이렇게
슬픈 전쟁을 하며 사네요
- 2007년 시집 [천년 기다림]에서
月刊 문학바탕 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현대시선 수필부문 등단
시집:1집 천년기다림, 2집:천년사랑 그 외 동인지
호 : 동목(冬木 그니까 겨울나무)
국제문학바탕문인협회 회원
미주 서북미 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아동 교육 심리학 전공 1988/ UCLA,California
Wa주정부 공인 통역사, 한국어 교사
美 워싱턴 州 시애틀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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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 생각>
요즈음...
마음이 허虛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또 삶이 던지는 대책없는 무미감無味感에
자꾸만 고개를 끄덕이게 되어서인지는 몰라도.
시에서 차분하게 진술되는 [삶과 잊음]의
함수관계가 더욱 애절한 느낌으로
가슴 깊이 젖어 듭니다.
또한, 생생한 체험적 인식認識으로 획득한
시인의 단아한 서정抒情이 요란한 기교 없이도
한 [고요한 울림]으로서 정갈한 시가
되고 있음이 느껴지네요.
어쨌던,
시인이 시를 쓴다는 건 경건한 일이라
생각되어집니다.
그건, 결국
자신의 영혼과 정면에서 대화하는 일이니까요.
독자가 시를 읽어주는 것은 그 다음의 일이어도
상관없겠지요.
그래요...
삶에 있어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왜 그리 서둘러 곁을 떠나가는지요.
- 저도 근자
하기에,
그런 것들이 남겨놓은 그 [잔인한 그리움]에
때로는 몇날 밤을 하얗게 뜬 눈으로
밝히기도 하지요.
새삼, (神이 있다면) 우리에게 선물해 주신
[망각]이라는 정신작용에 대해서
고마운 마음이 되기도 해요.
만약에, 우리들의 삶에 그 [망각]이 없었더라면
우리들은 [잔인한 그리움]을 못견디어
차라리 목숨을 내려 놓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고마운 망각이라는 것도 긴 세월이라는
오랜 시간 끝에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서
잊혀지지 않는 동안에 겪어야 할 아픔은
어쩔 수 없는 우리들의 숙명인 듯도 하구요.
잊고 사는 것들...
오늘도 어김없이 치루어야 할,
잊혀져 가는 것들과의 [슬픈 전쟁]을 생각하면서
고요한 슬픔이 머문 그리움의 시심에
머물다 갑니다.
- 희선,
Dewgrass 露草
- 왠지, 꽃맘 샤워님이 올려주신 제비수국 꽃도 생각이 나서
댓글목록
핑크샤워님의 댓글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저녁식사는 하셨는지요?, 견디기 힘든 아픔은 그냥 가슴에 담아 놓고서 구지 잊으려 노력하지 마세요, 잊으려 함이 아픔을 깊게 하는 부작용을 가져오더군요, 대신 사람이라면, 그냥 옆에 있다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어보세요, 남들이 들으면 이상하다 생각할지 모르나, 그래보니 정말 그 사람이 옆에 있고 늘 날 지켜봐 준다는 느낌이 들더군요,늘 건강하세요!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녁식사..
그거 안 했다는요
- 왜?
라면이가 떨어져서
근데요,
샤워님 말씀, 항개두 안 이상하다는
방금 전에두, 동생들이 왔었거든요
저승에 오니, 여기두 나름 지낼만 하다고 하믄서
형두 미적거리지 말고 빨랑 오라고 한다는
그래서, 좀 생각해 보구... 했답니다 (웃음)
* 근데, 오늘 점심은 왜 그리 시큰둥하게 드셨는지요
- 옆지기가 속을 썩여서 그래 (샤워님의 한 말씀)
암튼요,
불쌍한 중생 하나 구제해 준다고 생각하시길요
지금껏, 그리 살아오셨자나요
- 아라요, 지 농담은 늘 썰렁 그 자체란 걸
그럼, 남은 하루.. 좋은 시간 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