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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피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3회 작성일 16-01-31 22:09

본문





동백 피다 / 허영숙

아무도 살지 않는 그 집에는 내가 즐겨듣는 노래가 있지  노래가 나오던 문을 열고 들어서면
해마다 바람이 그려놓은 악보들이 마당에 두껍게 쌓여 있지   바랭이, 개망초의 전주곡이 끝난 자리에
이름 모를 풀꽃들이 스스로 지닌 음계를 타고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피었다 지고
도돌이표를 따라 한 무리의 별들이 쏟아져 내리며 합창을 들려주기도 하지

나만 아는 그 집에는 오래 전 당신이 부르던 노래가 있었지  노래가 흘러나오던 입술을 열고 들어서면
잡풀만 무성한 마당, 저음 또는 고음이 가진 당신과 나의 불안한 옥타브를 베어버린 킬링필드, 그 들판에
우리의 노래는 이미 죽고 남은 몇 음절의 노래가 미완으로 남아 있지  달빛만 조명처럼 출렁이었다
사라지는 빈 무대를 바라보며 오래도록 당신의 노래를 기다리고 있던 겨울 날

집과 집의 경계를 깔고 앉아 당신의 지문이 묻은 악보를 뒤적이는데 성성 날리는 눈발이 피날레를
예고하더니 담벼락 밑에 서 있던 늙은 가수 하나가 목울대를 세우고 붉은 노래를 낭창낭창 부르기 시작했지
그 틈을 타고 오래 가두어둔 한 음절을 기침이 쏟아지도록 따라 불렀지
눈발 속에 당신이 붉게붉게 피고 있었지





2006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詩集 , <바코드 2010> 

-------------------------

<감상 & 생각>

올 겨울에도 동백은 붉게 피어나겠지요

선운사禪雲寺의 동백을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시절의 인연이 닿지 않는지 여직 못보았군요

시인의 詩를 통해, 겨울의 동백을 만나봅니다

이 시의 시구詩句들에서 '동백'으로의 이행移行을
가능케 하는 매개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궁극窮極의 [눈부신 사건]으로 동백에 도달하고 있습니다

매개항媒介項이 없이도 점층漸層되는 이미지의 집약集約에 따라,
그렇게 한 떨기의 붉은 동백으로 꽃 피우게 하는군요

 
그나저나, 희서니 살아 생전에 선운사의 동백을 만나볼 수 있을런지...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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