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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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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0회 작성일 16-07-0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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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 허영숙

 

 
뒤란에 쪼그리고 앉아 바라보던 석류나무와
그 아래 말라버린 꽃잎들을 생각하는 틈새로 달이 떴다
내 안에 갓 피는 감정에 대해 알아 차렸을 때
나무는 꽃을 버리고 달빛을 모으기 시작했다
계절이 다 지나도록 달은 나무에 매달려 조금씩 붉어졌다
얼마나 붉어지는지 오래 쳐다보다가 멀미를 했다

가지가 휘기 시작하더니 달이 허공을 끌고 아래로 기울었다
달 속에 잘 자란 마음의 살들이 빼곡하게 차있었다

내가 석류나무만큼 자라 멀미를 하지 않게 되었을 때
가지에 더는 달이 매달리지 않았다
누가 가벼워진 나무를 베어 내지 않도록
나무의 그림자를 돌로 눌러 두었다

뒤란의 석류나무는 이미 늙었으나 나는 그 시절에
환하게 매달렸던 꽃들과
붉은 달 속에 쟁여둔 자잘한 장면들이 문득문득 그리웠다


 

 

                                                                   



경북 포항 출생
釜山女大 졸
2006년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작품선집 <섬 속의 산>, <가을이 있는 풍경>
<꽃 피어야 하는 이유>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시집, <바코드 2010> 等
2016 부산문화재단 시부문 창작지원금 대상자에 선정




<감상 & 생각>


무릇, 시는 체험의 산물이고 상상의 산물이며 의식의 산물인 동시에

관조(觀照)의 산물이기도 할 것이다

 

시인의 관조는 <뒤란의 석류나무>를 통해서, 生에 관한 진술로 점철된다

 

삶이 피해갈 수 없는 아픔과 고뇌의 흐름을 의미하면서도

이 작품에서는 그러한 것들이 회한(悔恨)으로서가 아니라,

<살아서 반짝여 오던 것들>로 표현되고 있다

 

그 표현 속에 삶의 의미에 대한 또는, 갈구하는 영원(永遠)에 대한

고독한 시선(視線)과, 늙어감에 관한 동양적 체념과, 고통있는 희열(喜悅)이

담겨져 있는듯 하다

 

삶에서 이 같은 시를 풀어내는, 시인이 왠지 부럽다

 

시를 감상하며,

뜬 세월 속에 이렇다 할 生의 감동도 없이 부유(浮遊)했던

나 자신의 비천한 삶도 되돌아 본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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