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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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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7회 작성일 16-07-30 00:09

본문


    어느 날, 오후 / 안희선


    푸른 하늘,
    부드러운 바람,
    환한 햇빛에 수줍은 대지

    먼 지평선에서 한가로이 거니는 구름

    소리 없이 열리는 가슴에
    미소짓는 내 어린 시절의 꿈

    교차(交叉)하는 추억 사이로,
    희망이 만들었던 신호들이 정겹다

    이유도 없이 편해지는 마음,
    이렇게 근심어린 삶 속에서도

    투명한 햇살을 타고,
    머얼리 날아가는 새

    길게 포물선 그리며,
    낙하하는 시간

    홀로 길 한가운데 멈추어,
    조용히 빛나는 오후에 잠긴다

    주위엔 아무도 없다,
    모두 나를 앞질러 달려갔기에

    그래도 외롭지 않은,
    이상한 오후

    하늘의 절반이 흐려져도
    곧 다시 개일 것 같은,





    * 캘거리에 노우즈 힐 파크 Nose Hill Park 라는 데가 있다

    (정식 명칭은 Nose Hill Natural Environment Park 이라는 꽤나 긴 이름을 가진 공원)


    처음엔 Park 라고 해서, 아기자기한 풍경의 그 어떤 공원을 연상했었는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그야말로 휑한 들, 그 자체여서 뭐 이런 Park 이 다 있을까 ? 싶었다



     

    Nose Hill Park, Calgary


    그런데, 몇번 가면 물리는(질리는) 다른 공원들과는 달리 (정말 볼 것 하나 없는데)

    가면 갈수록, 들로만 자리한 그곳의 풍경에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평온해지곤 했다


    졸시에서 말했듯이..

    이유도 없이 편해지는 마음, 이렇게 근심어린 삶 속에서도






    Slow Down - 후루우치 토코 古內東子


    * 가끔, 쓴 소리를 하는 분들이 있다
    글 같잖은 거에 배경음 까는 것까진 그렇다치고, 왜 일본노래 같은 걸?
    천조국(天朝國) 노래도 많은데..

    개인적으로, 日本은 극혐오국(極嫌惡國)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악이나 문학, 그림까지 혐오할 건 없단 생각

    그 모두, 세상과 人生에 관해 무언가를 말하는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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