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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체로 읽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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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8회 작성일 16-09-03 12:02

본문


가을체로 읽는 저녁 / 허영숙


읽어야 할 것이 많은 가을의 밑줄은 저리 붉은가
저물 무렵
구름과 구름의 붉은 행간 속으로
새떼들이 일렬로 날아간다
지금 들녘은 황금빛 밀물이 지는 물결체
제 살끼리 부대껴도 서로 상처 내지 않는 갈대체
몸 안의 푸른 물기 모조리 비우고
스스로 떠날 줄 아는 낙엽체의 문장
획과 획 사이에 쓰여 진 가을을 정독하고 서서
어딘가로부터 여기로 흘러 와
저녁을 건너 또 어딘가로 빠져나가는
새들의 행보를 읽는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이 숨결도
서로 부대끼며 흔들리다가
가을저녁처럼 저물다가
언젠가는 생의 바깥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분명히 읽고 지나는 저녁







경북 포항 출생
釜山女大 졸
2006년 <시안> 詩부문으로 등단
시마을 작품선집 <섬 속의 산>, <가을이 있는 풍경>
<꽃 피어야 하는 이유>
동인시집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시집, <바코드 2010> 等
2016 부산문화재단 시부문 창작지원금 대상자에 선정



-----------------------

<감상 & 생각>

시인의 고유한 필체로 추출(抽出)된
가을체의 진액(津液)같은 시 한 편이라 할까

시를 쓰는 사람에게 있어 꾸밈없는 인식의 시야(視野) 속에서
사물과 실재(實在)에의 고요한 접근과 성찰을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은 확실히 한 시인으로서 복 받은 일이겠다

가을 저녁이 보여주는 풍경을 통해 교감(交感)되는,
정서의 물결이 시적 자아의 최종인식(最終認識 = 가을체)으로
귀결(歸結)되어 엮어지는 詩心이 차라리 숙연하다

단아한 소요(逍遙)의 정서(情緖)를
읽는 이에게 무리없이 환기시켜 주면서,
人生이란 한정된 삶이 지닌 숙명적 이별(떠남)이나
죽음 같은 것에 대한 화자(話者)의 가슴 시린 시선(視線)이
잔잔한 공감으로 가슴에 젖어든다

부모, 자식, 형제, 부부, 연인, 친구 等
우리들은 이 生에서 수 많은 인연을 맺고 살아가지만,
흘러간 세월의 끝에서 결국은 혼자라는 것

<물결체> 같은 가을이 그리는 삶의 문양(文樣)을
人生이란 원고지에 <갈대체>로 적어 놓고,
<낙엽체>로 갈무리한다는 것

또한 우리 모두, 그렇게 가슴으로
<가을체>를 읽으며 살아간다는 것

오히려, 그러하기에 <삶은 더욱 따뜻해야 한다>는 걸
역설적(逆說的)으로 말해주고 있다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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