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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648회 작성일 16-09-17 01:55

본문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 안희선


    문득,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 가고 싶었다

    미처 수습하지 못했던 삶의 잔해가
    휑하니 널브러진 곳에
    내가 애써 외면했던 아픈 시간들이
    차라리 착한 꿈이 되어,
    안개 같은 인간의 숲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먼 하늘에서 살며시 내려 온 태양도
    대지를 포옹하며, 골고루 구석 구석에
    눈물어린 따스한 온기를 나누어 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불안한 건 오직, 나밖에 없었다

    언제나 나보다 한 발 앞서 달아나는
    내 마음은 여전했다
    꿈꾸던 아름다운 삶이 늘 그렇게,
    나를 지나쳐 앞서 달려간 것처럼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 나

    원래 잃을 것도 없건만,
    왜 항상 잃고 살아왔다고 느껴졌던지

    그렇게 홀현(忽顯)한 구름처럼 걷다 보니,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에서
    이윽고 나도 없어지고
    저 멀리 보이는 하얀 산 위로
    창망(蒼茫)한 허공만 푸르게 빛난다

    하늘에 이르는 길이
    더 이상, 지상(地上)의 길이 아닌 곳에서
    내 앞에 소리 없이 열린다

    누군가 오래 전 부터 마음 한 자리 비워둔 곳에
    비로소 즐거운 숨을 쉬기 시작하는,
    야릇한 영혼 하나가
    하늘에서 동아줄을 타고 내려온다

    그와 인사를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이미
    내가 없어진 것도 모르고




    Free as a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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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率兒님의 댓글

profile_image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치 화엄경을 읽은 기분이 듭니다.
진리는 옷을 벗고 그냥 들어가면 되는 것을
종교가 입혀놓은 알록달록한 옷들이 오히려
청정한 눈을 가려 어이없는 번뇌망상들을
일으키고 있는 모습들을 봅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언젠가, 고은 시인의 <華嚴經>을 읽고

무지 실망을 한 적 있었더랍니다

11년간 승려 생활까지 했다면서..
화엄경 표제로 어찌 그리 자기 잘 났단 말만 하는지
(아, 물론 잘 나긴 했지만요 - 이거 틀린 말은 아님)

암튼 부처가 못되고, 시인이 되어
중생스런 사바세계 이승에서 참 고생이 많단 생각도 들었지요


글 같지도 않은 건데

귀한 걸음으로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솔아 형님,

* 근데, 형수님께 내 안부 전했어요, 안 전했어요? (막 따짐 Mode)

- 걔, 죽지도 않고 여직 살아있다고..

率兒님의 댓글

profile_image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역시 그 책을 읽다가 중간에서 포기했습니다.
깨달음의 여정을 설명하는데 왜 그런 식으로 써야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서요.
물론 사람마다 느낌이 다를 수는 있을 겁니다.

어제 저녁 아내에게 전했더니.. ..
'아이고 후~~!'
몸이 허락하는대로 마음이라도 편하게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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