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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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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7회 작성일 16-09-26 07:53

본문

제목 : 10월

                나무가 불안해 얼굴이 빨갛습니다
                뜰이 고요히 고개 숙입니다
                어떤 기미를 느꼈는지 어쩔 줄 몰라합니다
                하늘이 열려
                이 세상의 만물이 저 세상으로 가고
                저 세상의 기氣가 이 세상으로 오려나 봅니다

                10월은 압니다
                겨울이 언덕 너머에서 오고 있다는 것을,
                10월의 마지막 열차는 종착역에 손님을 내려놓기 위하여
                계획된 시간대로 달리고 있습니다
                땅속에 대피호를 파고 감춥니다
                다람쥐의 도토리도, 개구리도, 온갖 애벌레 뿐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과 예비 생명들을,
                남아있을 생명에겐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게 하기 위하여
                몸무게를 가볍게 하고, 노출 면적을 줄이며
                활동을 억제하고, 자양분을 보충합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본능적으로 시행합니다
                철저한 준비만이 확실한 생명임을 알고
                10월은 자연을 위한 마지막 봉사를 합니다
                새봄에 태어날 생명을 위하여 어미는 혼신의 힘을 쏟습니다
                자기 몸에 달린 이파리를 잘라가면서까지 열매에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희망찬 만남을 위하여 쓸쓸한 이별을 마다하지 아니합니다

                나무와 열매의 이별, 나무와 나뭇잎의 이별,
                어미와 애벌레의 이별, 생과 사의 이별.....
                10월은 위대합니다  자연의 개혁입니다
                10월은 색色의 세계에서 공空의 세계로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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