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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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698회 작성일 16-10-18 09:10본문
황혼(黃昏) / 안희선
어린아이들의 모래장난은 진지하여서
말릴 수가 없었지만
어느덧 날이 어둑하고 해는 저물어
손을 털고, 묻은 모래를 털고,
돌아가야 한다,
바다를 닫을 시간이다
쌓았던 모래성은 파도에 지워지고
비로소 이제 나도 가볍다
사람이여, 사람이여,
부질없는 모래사람이여,
내 홀가분한 안녕이
너의 충만한 기쁨이라면
나는 내 방 깊숙한 곳에서
푸른 꽃 한 송이 피울 수도 있겠다
세월 지운 오랜만의 안식으로
따끈한 茶 한 잔도 마실 수 있겠다
댓글목록
率兒님의 댓글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홀로 내가 지나간 자리를 바라보면서......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산다는 건 결국, 쓸쓸한 흔적 남기기..
머물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하세요 (건강이 제일)
率兒 형님,
率兒님의 댓글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제 아내와 '죽여주는 여자'라는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무슨 영화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마음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파고다 공원에서 노인을 상대로 몸을 파는 일명 박카스로 불리는
할매의 일상을 그린 영화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암울한 절망뿐이
었습니다. 마누라 우울증 생기게 생겼습니다.
패러독스와 반전, 그리고 일말의 희망도 보여줫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의도는 물론 이해하지만
너무 어두었습니다. 주인공이 교도소에서 죽은 시체로 나오는 것
보다는 경찰서에서 죽은 영감이 준 쪽지 때문에 혐의가 벗겨져 바지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휘파람을 불면서 경찰서를 나왔으면 저
좋았을 겁니다.
젊었을 때 너무 좋아했던 어느 여인이 너무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유튜브에서 '맥도날드 할머니'를 찾으면 나옵니다. 그렇게 멋있었던
모습은 간 곳 없고.... 고독사 했다는 뉴스를 보고서야 알았습니다.
친누님처럼 좋아했었는데.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화 내용은 차치하고..
형수님과 함께 영화감상을 하셨다니,
아직은 가슴에 낭만이 충만하신듯요 (부러움)
형수님은 그 고운 모습에서 세월이 거꾸로
형님은 그 모진 가슴에서 세월이 거꾸로
率兒님의 댓글
率兒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낭만은 무신 낭만요.
남은 인생 찡그려보아야 세월만 손해를 보니 그저 하루라도
즐겁게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거지요. 게다가 이 나이에 어디
갈 데가 있습니까? 둘이서 갈 데라고는 목욕탕 아니면 극장뿐
입디다. ㅎㅎㅎ 참 세월이노 빠르기도 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긍~
형님도 참..
" 낭만은 무신 낭만요." - 일케 말씀하시면, 낭만을 말한 저는 뭐가 됩니까
지가 타임머신을 타고, 형님과 형수님 연애 시절을 둘러 보고 왔는데
그 낭만이 엄청 대단했기에 그런 말씀도 드린 건데 말여요
그랬었는데.. 오날 날, 갈 데라곤 목욕탕 아니면 극장뿐이라..
그래도 저보담은 나으신듯요
저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처지라서..
- 대체로 3분 간격으로 걷다가, 이내 곧 주저 앉기를 무한 반복한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