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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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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손계 차영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53회 작성일 16-11-26 06:59

본문

 

영혼의 계절 / 손계 차영섭

 

봄이 생명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영혼의 계절인 것 같다

11월의 막바지에서 햇볕은 맑은데

우수수 떨어져 누운 낙엽을 본다

 

구름처럼 강물처럼 어디로 가느냐

낙엽아, 한 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너의 모습을 보며 나의 모습을 본다

너는 떠났지만 네가 살던 가지는 움막이구나

 

한 겨울 동안 너의 후손은 움막에서 움츠리고,

봄이 오면 새 생명이 움막 밖으로 나오겠지

너는 뿌리로 돌아가 후손의 삶에 영양소가 되겠지

숨을 쉬는 코가 되고, 햇볕을 받는 피부가 되며,

 

뿌리가 보낸 물을 뿜어내는 입이 되어,

모태가 성장하고 씨앗을 맺어 보내기까지

에너지를 생산 분배하는 큰 역할을 했잖아

이제 너는 누워 있지만 너의 모습에서 삶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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