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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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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1회 작성일 16-12-31 21:02

본문



가는 한 해의 끝자락에서 / 안희선


- 초라한 곳에서 충동질 하는 아픈 희망,
그것이 비록 겨자씨만 한 행복이 될지라도
무책임한 불행보다는 낫다 -


지난 해, 나를 감싸고 돌던
시간들은 모두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차갑기만 한 세상에서 모처럼,
따뜻한 기분이 드는 이 시간은
또 어디서 온 것일까

한 해가 떠날 준비에
세월마저 고개를 수그리는 지금은
원래, 제 자리에 있던 시간일까

어둡고 추운 통로 저 끝에
여린 심장처럼 가늘게 흔들리는 햇살은
새 꿈이 싹트는, 시간의 경련일까

동토(凍土)의 모서리에서
깨끗한 침묵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한 해는
행복의 시간일까, 불행의 시간일까

신(神)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는데,
무책임했던 나에게
이처럼 은혜로 허락되는 시간은
또 어떤 나를 기다리고 있는걸까




* 뜻 깊은 年末이 되시고, 새해에 福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Auld Lang Sy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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